우! 한강

[덕충부] 1~2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18-05-16 20:51
조회
49
덕충부 제1장

 

魯 有兀者王駘 從之遊者 與仲尼 相若 常季問於仲尼曰 王駘 兀者也 從之遊者與夫子 中分魯 立不敎 坐不議 虛而往 實而歸 固有不言之敎 無形而心成者邪 是何人也

노나라에 절름발이 왕태가 있었는데 따르는 자가 중니와 같았다. 상계가 중니에게 물어 말했다. “왕태는 절름발이인데 그를 따라 배우는 자가 선생님과 노나라를 반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그는 서서도 가르치지 않고 앉아서도 토론하지 않는데 텅 빈 채로 가면 가득 찬 채로 돌아오게 됩니다. 진실로 말 없는 가르침이 있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데 마음으로 성취한 것입니까? 그는 어떤 사람입니까?”

 

-덕충부: 덕이 내면에 가득한 모습. 玄은 ‘자연스러움’

-兀: 우울할 올, 꼿꼿한 모습 올. 보통 월형(刖)으로 번역함. 절뚝거리며 우뚝 섰다 가라앉는 모습.

-駘: 1. 둔할 태(세상살이에 둔함) 2. 편안할 태

-仲尼: <장자>에서 공자의 이미지를 가장 다양하게 씀. 공자를 어떻게 활용하는가를 계속 주목해서 봐야 함. 공자 입으로 자신과 다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설명하게 하는 <장자>

-立不敎 坐不議: 서서도 가르치고 앉으면 토론하는 공자와 비교하는 구절.

-不言之敎: 노자 2장. “處無爲之事 行不言之敎”

 

 

仲尼曰 夫子 聖人也 丘也 直後而未往耳 丘 將以爲師 而況不若丘者乎 奚假魯國 丘 將引天下 而從之

중니가 말했다. “그는 성인이시다. 나는 어쩌다 뒤쳐져서 가지 못하고 있을 뿐. 나도 장차 그를 스승으로 삼으려 하는데 하물며 나보다 못한 사람들은 어떻겠는가. 어찌 다만 노나라 사람 뿐이겠는가. 나는 천하 사람을 이끌고 함께 그를 따를 것이다.”

 

-공자는 不言之敎를 자신보다 높은 경지로 봄.

-假: 단지

 

 

常季曰 彼 兀者也 而王先生 其與庸 亦遠矣 若然者 其用心也 獨若之何

왕계가 말했다. “그는 절름발이인데도 선생님보다 뛰어나다고 하니 저와 같은 보통 사람보다도 훨씬 훌륭한 분이시겠지요. 그 같은 사람은 마음씀이 유독 어떻습니까?”

 

-이 이야기에는 왕태가 나오지 않고 다만 왕태의 아바타가 나옴.

-王: =旺盛 뛰어남, 훌륭함.

 

 

仲尼曰 死生 亦大矣 而不得與之變 雖天地覆墜 亦將不與之遺 審乎無假 而不與物 遷 命物之化 而守其宗也

중니가 말했다. “죽고 사는 것은 또한 큰 문제지만 그것에 동요하지 않는다. 비록 하늘과 땅이 무너지고 꺼지더라도 또한 그것과 함께 자신을 잃지 않는다. 거짓 없음을 살피고 외물과 함께 옮겨 다니지 않고 사물의 변화에 의연하고 그 근본을 지키는 것이다.”

 

-覆墜: 전복되고 꺼짐. =崩. cf.杞憂. <열전>에 의하면 쓸데없는 걱정이 아니라 해야 하는 걱정.

-遺: 자신을 잃지 않음.

-無假: 眞=道=自然 거짓 없음.

-命: 1. 주재한다. 2. 받아들인다. 3. 편안해한다.

 

常季曰 何謂也

왕계가 말했다. “무슨 말씀이십니까?”

 

仲尼曰 自其異者 視之 肝膽 楚越也 自其同者 視之 萬物 皆一也 夫若然者 且不知耳目之所宜 而遊心乎德之和 物 視其所一 而不見其所喪 視喪其足 猶遺土也

중니가 말했다. “그 차이로부터 이 세상을 보면 간과 쓸개는 초나라와 월나라 같다. 그 같은 것으로 세상을 보면 만물은 모두 하나다. 이와 같은 사람은 또한 귀와 눈이 마땅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모르고 마음이 덕의 화목함에서 놀게 되며 만물을 보아도 하나로 보고 그 없는 바는 보이지 않고 다리 잃은 것을 보기를 흙을 버린 것처럼 여긴다.”

 

-간과 쓸개가 가까이 있는 것처럼 초나라와 월나라도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가까운 나라. 하지만 서로 원수지간.

-도의 경지에 이른 사람은 자신이 직접 봤다고 하는 감각기관의 판단에 구속되지 않는다.

 

常季曰 彼爲己 以其知 得其心, 以其心 得其常心 物 何爲最之哉

상계가 말했다. “그는 자신을 연마하기를 지식으로 했고 그 마음을 얻는 것은 마음으로 했습니다. 항상된 마음을 얻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어찌하여 그에게 몰려듭니까?”

 

-이 구절은 해석이 두 가지. 다른 해석: 그가 자신을 연마한 것은 知로써 그 마음을 얻었고 그 마음을 가지고 항상된 마음까지 얻었다.

-物: 많은 사람들.

-最: 모을 취聚

 

仲尼曰 人 莫鑑於流水 而鑑於止水 唯止 能止衆止 受命於地 唯松柏 獨也〈正〉 在冬夏靑靑 受命於天 唯舜 獨也正 幸能正生 以正衆生 夫保始之徵 不懼之實 勇士一人 雄入於九軍 將求名而能自要者 而猶若是 而況官天地 府萬物 直寓六骸 象耳目 一知之所知 而心 未嘗死者乎 彼 且擇日 而登假 人則從是也 彼且何肯以物 爲事乎

중니가 말했다. “사람은 흐르는 물에 자기를 비춰보지 않고 멈춰 있는 물에 자신을 비춘다. 땅에서 생명을 받은 것 중 오직 소나무와 잣나무만 홀로 여름과 겨울에 푸르게 있고, 하늘에서 명을 받은 것 중 오직 순임금만이 홀로 바르니 다행히 자신의 삶을 바로 세워 많은 이들의 삶을 바로 세울 수 있었다. 용사 한명이 대군에 돌격하는 하니 스스로 명성을 구하고 그것을 필요로 하는 자도 오히려 이와 같은데 하물며 천지를 부리고 만물을 장악하고 나의 육신을 잠깐 깃들이고 눈과 귀를 일시적으로 주어진 것으로 여겨 지식을 하나로 여기고 마음이 한번도 사멸된 적이 없는 자는 어떻겠는가. 그는 또한 날짜를 택해 승하할 것이고 사람들은 그래서 따르는 것이다. 그런 사람이 또한 어찌 기꺼이 사물을 일삼는 것으로 여길까.”

 

-장자에 나오는 공자의 유형: 장자의 아바타

-九軍: 군대는 좌/우/중앙으로 삼군임. 구군은 정말 대군을 뜻함.

-獨也靑靑: <장자>에서 유래.

-正=生: 1. 타고난 그대로 2. 본성(宋대 해석)

-擇日: 죽는 날을 가려냄.

-象: 허상

-府: 장악하다

-要=求=得

-假: 1. 단지 2. 거짓 3. 죽음(하)

 

 

 

덕충부 제2장

 

申徒嘉 兀者也 而與鄭子産 同師於伯昏無人 子産 謂申徒嘉曰 我先出則子止 子先出則我止 其明日 又與合堂同席而坐 子産 謂申徒嘉曰 我先出則子止 子先出則我止 今我將出 子 可以止乎 其未邪 且子見執政而不違 子 齊執政乎

신도가는 절름발이인데 정자산과 함께 백혼무인을 스승으로 모셨다. 자산이 신도가에게 말했다. “내가 먼저 나가면 그대는 머물렀다 오고 그대가 먼저 나가면 내가 머물렀다 가겠네.” 그 다음날 또한 함께 당에 자리하고 있었는데 자산이 신도가에게 말했다. “내가 먼저 나가면 그대는 머물렀다 오고 그대가 먼저 나가면 내가 머물렀다 가겠다고 했는데 지금 그대가 나가려고 하니 자네가 머물렀다 나와 주겠는가? 그렇게 할 수 없겠는가. 또한 그대는 위정자를 보고도 피하지 않으니 그대는 위정자와 맞먹으려는 것인가?”

 

-정자산: 기원전 554년 정나라의 재상이 됨. 약소국인 정나라의 실력자. 한비자가 많이 연구를 함. ‘약소국이 살아남는 법’

-백혼무인: 道의 의인화

-違: 避 자리를 피함

 

 

申徒嘉曰 先生之門 固有執政焉 如此哉 子而說子之執政 而後人者也 聞之 曰 鑑明則塵垢不止 止則不明也 久與賢人 處 則無過 今子之所取大者 先生也 而猶出言 若是 不亦過乎

신도가가 말했다. “선생의 문하에서 같이 공부하는데 집정자임을 내세우는 것이 이와 같은가? 자네는 자신이 집정자임을 좋아하면서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가? 내가 듣건대 ‘거울이 밝으면 티끌과 때가 앉지 않고 앉으면 밝지 않는다. 오랫동안 현인과 함께한다면 잘못이 없다’라고 했네. 지금 자네가 선생님께 큰 도를 배우는 것인데 여전히 말 하는 것이 이러하니 잘못이 아닌가.”

-後: 다른 사람을 무시함.

 

 

子産曰 子旣若是矣 猶與堯 爭善 計子之德 不足以自反邪

자산이 말했다. “자네가 이미 이와 같이 되었는데 여전히 요와 선을 다투려고 드니 자네의 덕을 헤아려 본다면 스스로 반성해야 되지 않던가.”

 

-신도가는 도를 배우러 왔는데 정자산은 요임금에 대해 말함. 즉 둘은 함께 배우지만 목적이 다름.

 

申徒嘉曰 自狀其過 以不當亡者衆 不狀其過 以不當存者寡 知不可奈何 而安之若命 唯有德者 能之 遊於羿之彀中 中央者 中地也 然而不中者 命也 人 以其全足 笑吾 不全足者 多矣 我 怫然而怒 而適先生之所 則廢然而反 不知 先生之洗我以善邪 〈吾之自寤邪〉 吾與夫子 遊十九年矣 而未嘗知吾 兀者也 今 子與我 遊於形骸之內 而子索我於形骸之外 不亦過乎

신도가가 말했다. “스스로 자기 잘못을 꾸며서 처벌을 받는 것이 합당하지 않다 말하는 자는 많지만 자기 잘못을 꾸미지 않고 자신이 벌을 받지 않음이 부당하다고 말하는 자는 드물다. 어찌할 수 없음을 알아서 운명처럼 편안하게 받아들이는 것은 오직 덕이 있는 자만 할 수 있다. 예의 사정권 안에서 노니는 것이니, 그 가운데에 있는 자는 예의 화살이 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도 맞지 않는 것은 명이다. 사람들 중에는 발이 온전한 것을 가지고 내 불완전한 발을 비웃는 자가 많은데 나는 발끈하여 노하는데 선생님이 계신 곳만 가면 화가 사그라들고 온전한 자신의 모습으로 돌아간다. 내가 선생님에게서 배운 지 19년이 되어가는데 내가 절름발이라는 것도 모르신다. 지금 그대와 내가 형태의 내면에서 교유하고 있는데 자네는 나를 형태 밖에서 찾으니 잘못이 아닌가.”

 

-彀: 예가 화살을 당김. 법률을 구율이라고 하기도 함.

-命: 우연을 의미.

-形骸: 뼈와 살. 형태.

 

 

子産 蹴然改容更貌曰 子 無乃稱

자산이 놀라 얼굴색을 바꾸고 모습을 고친 채 말했다. “자네는 더 이상 말하지 말게.”

 

-蹴然: 불안해 하는 모습.

-乃: 그 문제를 지칭.

-稱: 거론하다.

 

 

 

 

[덕충부]에는 유독 공자가 많이 나오는데 그 쓰임새(?)는 각각 다릅니다. 장자의 아바타 같기도 하다가 지금 이 사람 놀리나? 싶기도 하고 아주 공자를 갖고 노는 데는 <장자>만한 텍스트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두 구절 해석했는데 절름발이가 두 명 나왔네요. 앞으로 더 나올 거구요. 兀이 막연히 ‘절뚝거리다’라는 뜻일 줄 알았는데 ‘우뚝하다’라는 뜻이라는 건 처음 알았습니다. 사람들과 함께 걸으면 우뚝 솟았다가 가라앉는 모습이라니, 정말 ‘보통’과는 다른 모습일 것 같고, 그러면서도 휩쓸리지 않고 ‘꼿꼿하다’라는 뜻도 함께 담고 있는 것도 재밌어요. 원문의 맛 ㅇ0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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