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과 글쓰기

5.30 공지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21-05-26 10:37
조회
103
날이 슬슬 더워지네요. 산책을 하는데 아이스크림이 자연스럽게 생각나는 걸 보니^^; 이번 시간에는 비교적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주역>과 <우주변화의 원리>에 대한 토론을 이어갔습니다. 토론 시간에 나온 이야기 중 인상적인 것을 중심으로 후기를 쓰고 공지를 마칠까 합니다~


이번에 읽은 괘는 화풍정(火風鼎)과 화수미제입니다. 정괘는 솥단지를 상으로 취한 괘입니다. 초효는 두 다리, 2,3,4효는 솥의 배, 5효는 솥의 귀, 상효는 솥의 고리를 상징하지요. 이런 솥단지의 모양을 취한 괘는 다른 것들을 한데 모아 변혁시킨다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저희조는 이 괘를 혁명 이후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면 좋을지를 보여주는 동양적 해답이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정괘는 혁(革) 다음에 나와서 본격적으로 체제를 변화시키는 괘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인재등용이지요. 아무리 다 뒤집고 더러운 것을 털어버려도 결국 같이 있는 사람과 함께 살아가야 하니까요. 이것이 혁괘에서는 완전히 이 잡듯 하진 말라고 했고, 정괘에서는 인재등용의 형태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정괘는 처음에 나쁜 것을 털어버린 후 육오의 유순한 군주가 기꺼이 자신을 낮춰 다른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스토리가 이어집니다. 혁명 이후의 상황에 대응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화수미제(火水未濟)는 <주역> 마지막 괘입니다. 상괘는 위로 오르고 하괘는 아래로 흘러내려서 만나지 않는데다 모든 효들은 정위(正位)가 아닙니다. 그래서 '이루어지지 않는다[미제]' 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괘의 주인공은 패기만 있어서 무작정 강을 건너다 꼬리를 적시는 어린 여우이고요. 그런데 이 괘에서 재밌는 건 그럼에도 강을 건너야 한다고 종용한다는 것입니다. 육삼효는 "가면 흉하지만 큰 강을 건너면 이롭다[征凶 利涉大川]"이라고 합니다. 미제괘의 효는 모두 정위가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정위를 향해 움직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있기도 합니다. 바른 자리를 찾아갈 수 있는 가능성의 괘이기도 한 것입니다.


<우주변화의 원리>는 음양오행의 움직임을 말하면서 이를 인간의 자유로움과 결부시킵니다. 화, 수, 목, 금은 치우쳐 있는데, 토(土)의 작용으로 우주는 균형을 잃지 않고 계속해서 움직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치우침만 있고 정작 이 토화작용이 약해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겁니다. 이 자유 개념을 가지고 토론 시간에 많은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자유롭다는 건 뭘까? 여기서 자유로움은 질서와 조건 속에서 자신이 할 바를 완수할 수 있는 역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엇으로부터의 해방이 아닌, 오히려 조건에 순(順)하는 태도가 아닐까 하는 이야기가 나왔고 말이죠. 어딘가로부터 해방되는 자유가 아닌, 어떤 조건에서도 여일할 수 있는 자유. 이에 대해 좀 더 생각해봐야겠습니다.




다음 시간은

<주역>  '화산려(火山旅)', '화지진(火地晉)' 읽고 옵니다.


간식은 은정샘, 재복샘

후기는 만화샘


일요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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