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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탁마S 1학기 7주차 공지 '형이상학적 지평과 개체의 긍정'

작성자
박규창
작성일
2021-03-26 16:01
조회
105
어느새 1학기 7주차를 앞두고 있네요. 《에티카》 1부를 마쳤고, 라이프니츠에 대해 조금씩 궁금해지는데, 아직 어떻게 스피노자를 만날지 갈팡질팡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금방 2학기 시작할 텐데 말이죠. 일단 다시 어떻게 만날지 정리해봐야겠어요. 쌤들도 파이팅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에티카 자연학소론, 《형이상학 논고》 〈동역학의 시범〉을 읽어 오시면 됩니다. 채운쌤은 한 번 두 철학자의 논의를 비교·정리해보라고 하셨는데요. 스피노자는 너무 뻔하게 정리하는 것, 라이프니츠는 너무 납작하게 정리하는 것을 경계해야겠습니다. 지금까지는 대체로 그렇게 읽어왔던 것 같아요.^^;; 정희쌤과 진아쌤은 에티카의 자연학소론 부분을 정리해와주세요. 간식은 정옥쌤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 봬요~

《에티카》 1부 ‘신에 대하여’는 언제 읽어도 난해합니다. 처음에 그리고 작년까지도 아는 내용, 어디서 들은 내용을 발견하려고 읽었던 것 같습니다. 그나마 이번에 읽을 때는 왜 ‘신’이라는 형이상학적 지평에서 시작하는지 조금 생각하고 있습니다. 마침 이번에 읽었던 《차이와 반복》에서 들뢰즈가 스피노자의 신-속성들-양태들의 일의적 지평을 통해 긍정에 이르렀다고 했거든요. ㅋㅋ 들뢰즈가 스피노자가 긍정에 이르렀다고 한 것은 양태의 의무, 곧 “자신의 모든 역량이나 존재를 자신의 한계 자체 안에서 펼치”는 것을 도출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양태가 윤리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지점을 ‘신’이라는 형이상학적 지평으로부터 도출한 것이죠. 들뢰즈는 긍정을 역량의 펼침과 연관 지었고, 그것은 신체(와 사유)의 실험으로 귀결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얘기해도 정작 제가 그렇게 읽지 못하면 아무 소용 없더라고요. 구절들에 익숙해지고 있지만, 익숙해지는 것과 이해하는 것은 다른 것 같습니다. 아직도 에티카 1부를 저의 문제의식에서 읽어내지 못하고 있거든요.

에티카에서 1, 2부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여전히 논란이 되는 부분입니다. 네그리 같은 경우에는 부르주아의 유토피아적 관념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한 시기의 철학이라 얘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1, 2부 없이 3, 4, 5부를 이해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양태가 실체의 표현이라는 것을 해결하지 않고 긍정이란 문제에 도달할 수 있을까요? 채운쌤은 전체와 부분을 대립적으로 사유하지 않을 때만 개체들 간의 상호의존성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니까 ‘나’를 긍정하는 것과 타자를 긍정하는 것, 개체의 유한한 삶을 긍정하는 것과 개체들을 산출하는 실체에 대한 이해는 함께 가야 합니다. 따라서 1부에 대한 이해도 제 나름대로 개체가 긍정되지 못하는 지점, 전체와 부분이 여전히 대립하는 지점, 세계에 초월적 가상을 부여하는 지점을 찾는 데서 시작될 것 같습니다. 음... 여기서 2학기 글쓰기 주제인 ‘내가 만난 스피노자’도 함께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유대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자연으로서의 신을 생각할 수 있었는지, 그때의 스피노자는 어떻게 그러한 사유를 떠올릴 수밖에 없었는지 등을 제 식대로 정리할 때 1부도 소화될 것 같습니다. 어쨌든 언제 읽어도 난해하지만, 항상 새롭게 읽을 숙제를 던져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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