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탁마 S

절차탁마S 1학기 8주차 공지 '스피노자 만나기의 어려움'

작성자
박규창
작성일
2021-04-02 16:28
조회
101
스피노자를 만나기 위한 길은 더디고 어렵습니다... 하지만 쌤들과 토론하면서 저는 뭔가 느낌이 왔고, 쌤들도 뭔가 왔을 것 같은데요!? 저 같은 경우에는 스피노자를 만나면서 사람의 말을 듣는 여유가 조금은 생겼고, 윤순쌤께서는 목적 없이 오직 기쁨에 의해 공부하게 되셨고, 현정쌤은 인식이 그 자체로 실천이라는 것에 매료되셨죠. 이런 지점들을 잡고 가다 보면 스피노자를 ‘가볍게’ 만날 수 있을 것 같아요. 모두 파이팅입니다! 다음 주에는 각자 스피노자와 만날 지점을 어떻게든 만들어와 보죠!

다음 주에는 에티카 2부 정리16까지, 《형이상학 논고》는 〈자연과 은총의 이성적 원리〉를 읽어 오시면 됩니다. 진아쌤과 정희쌤께서는 2부 정리7 ‘심신평행론’을 정리해주세요. 간식은 윤순쌤께 부탁드릴게요~

이번에 자연학 소론 부분을 읽으면서 스피노자의 우주적 스케일을 다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피노자에 따르면, 아무리 작은 물체라도 복합 물체입니다. 그 물체의 부분은 연합된 부분들로 구성된 복합 물체이며, 그 물체의 부분의 부분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반대로 이를 확장해가면, 실존하는 모든 복합 물체들을 포함하는 ‘전체 개체’가 나옵니다. 진아쌤께서는 스피노자의 논리를 따라가다 이 부분에서 우주와 내가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을 받으셨다고 하셨는데요. 이에 대해 정수쌤께서 스피노자의 텍스트는 우주합일의 경험하는 계기가 되는 텍스트라고 하셨어요. 저도 가끔 스피노자로부터 왠지 모를 감동이 느껴지긴 했는데요. 이번에는 스피노자의 텍스트를 읽으면서 감동을 느끼신 진아쌤과 본인의 경험이 담긴 답변을 해주신 정수쌤 두 분에게 모두 감동을 받았습니다. 선생님들과 함께 텍스트를 읽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피노자의 물체 개념에 비해 라이프니츠는 물체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점점 더 모르겠습니다. 일단, 정의상 라이프니츠에게 물체는 ‘열등한 모나드들의 집적체’입니다. 여기서 열등하다는 것을 말 그대로 영혼, 우월한 모나드에 비해 떨어지는 급으로 이해해야 할지 혹은 영혼의 표현으로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스피노자가 정신과 신체를 동일한 개체의 두 가지 표현 방식으로 이해했다면, 라이프니츠는 정신이 운동함에 따라 육체가 따라오도록 신이 조정한다고 얘기합니다. 토론에서는 신학적인 것을 제거하면 스피노자와 라이프니츠의 논의가 비슷하다고 했는데, 아무리 봐도 저는 여전히 잘 모르겠더군요. 흠흠;; 모나드를 통해 세계를 설명하는 지점에서는 매력적이긴 한데, 육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근원적인 것·형이상학적인 것과 파생적인 것·현실화된 것들의 관계를 정리하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는 느낌만 남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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