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기너스

비기너스 시즌 3 여섯 번 째 시간(2.18) 공지

작성자
건화
작성일
2020-02-13 17:47
조회
76
 

안녕하세요, 비기너스 공지입니다! 다음 주에는 부디 결석자 없는 비기너스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주에는 다행히 비움 선생님들께서 코로나 바이러스를 뚫고 참석해주셨지만, 조윤성샘, 조은정샘, 이정원샘, 김근영샘을 비롯한 뉴페이스분들과 비움의 진아샘과 보은샘께서 결석을 하셨어요ㅠㅠ. 결석이 많아지면 아무래도 세미나의 밀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여러 사정들이 있으시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참 부탁드리옵니다.

“신자유주의자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과 같은 시장에 따라 조절되는 사회, 그것은 상품교환보다도 오히려 경쟁메커니즘이 조절 원리를 구성해야 하는 사회입니다. 그런 경쟁메커니즘이 사회에서 가능한 한 최대의 층위를 갖고, 가능한 한 최대의 외연을 점유해야 합니다. 즉 획득되어야 하는 것은 상품 효과에 종속된 사회가 아니라 경쟁의 역학에 종속된 사회라는 것입니다. 슈퍼마켓 사회가 아니라 기업사회인 것입니다. 재구성 되고 있는 호모 에코노미쿠스는 교환하는 인간도 아니고 소비하는 인간도 아니라는 것이죠. [이제] 호모 에코노미쿠스는 기업과 생산의 인간입니다.”(푸코, 《생명관리정치의 탄생》, 222쪽)

이번 주에는 푸코의《생명관리정치의 탄생》 6, 7, 8강을 읽고 세미나를 했습니다. 지지난주에 이어서 이제 푸코의 신자유주의 분석이 본격화되었습니다. 푸코의 신자유주의 분석에서 핵심을 이루는 개념은 역시 ‘사회의 기업화’ 혹은 ‘기업사회’입니다. 푸코가 싫어하는 것 중 하나는 벙벙하고 뭉뚱그리는 식의 무책임한 비판인 것 같습니다. 8강에서는 ‘비판의 도덕성’을 말하면서, 국가 혐오자들의 국가 비판이 모든 차이들과 구체성들을 무시함으로써 비판으로부터 ‘현재성’을 소거시켜버린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죠. 아마 푸코는 모든 것을 교환가치에 따라 획일화하는 상품사회에 대한 만연한 비판에 대해서도 이와 비슷한 불편함을 느낀 듯합니다.

상품효과에 종속된 상품사회, 모든 가치를 획일화하고 돈으로 모든 것을 대신 할 수 있는 슈퍼마켓 사회... 이런 식의 비판들은 이미 그 자체로 일종의 상투성을 이루게 되었습니다. 이런 말들로 우리는 자본주의 일반을 뭉뚱그려 비판하면서 그렇게 비판하는 자기 자신을 비판의 대상으로부터 분리시키고, 그로부터 반응적인 쾌감을 구합니다. ‘이게 다 자본주의 때문이야!’ 푸코는 끊임없이 똑같은 상품들을 찍어내는 자본주의 체제가 개인들의 인간성에 가하는 ‘억압적이고 파괴적인 효과’의 차원이 아니라 신자유주의 통치성의 주체 생산 메커니즘을 집중적으로 조명하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 마치 일리치가 산업사회의 부정적 외부 효과가 아니라 산업사회에 의한 근원적 독점에 의해 유발되는 현대적 가난을 문제 삼은 것처럼요.

푸코에 따르면 신자유주의 통치성 속에서 우리는 경제-게임의 참가자이자 자기 자신의 기업가로서 주체화됩니다.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기업의 경영 논리에 따라 관리하는 주체. 이러한 주체에게 배움이란 곧 자기 자신이라는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이며 그의 모든 행위를 규정하는 기본적인 원리는 바로 ‘이해관계’에 대한 고려입니다. 바로 이러한 통치의 메커니즘 속에서 우리는 무기력한 상품 소비를 통해서만이 아니라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자기계발이나 자아탐구 등을 통해서도 통치가능화됩니다. 이렇게 바라볼 때 문제는 교환가치에 포획되지 않는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모든 행위를 투자와 이윤획득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그로 인해 자기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으로부터 분리되는, 예속적 주체화의 문제를 고민하는 것일 것 같습니다.

* 공지입니다. 다음주(2.18)에는 《그림자 노동》을 끝까지 읽고 공통과제를 써 오시면 됩니다. 《그림자 노동》을 다 읽고 쓰는 과제인 만큼 일리치의 ‘그림자 노동’, ‘토박이 활동’ 개념이 지금 우리에게 무엇을 사유하고 문제화하도록 해주는지에 관해 써오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간식은 현숙샘과 김훈샘이 맡아주셨습니다. 이번 주 후기는 경혜샘께서 (곧) 올려주실 예정이구요~ 그럼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전체 3

  • 2020-02-13 18:35
    역시 푸코와 일리치는 비판의 질 마저 통찰이 뚝뚝 뭍어나는군요!
    문제 설정 자체의 수준에서 한 번 놀라고 갑니당

  • 2020-02-17 12:15
    비판의 대상에서 '나'를 분리시키는 우리들에 대한 얘기가, 금욜 B-움 세미나때도 나왔어요.
    누군가가 자본주의라는 것을 만들어서 현재의 이런 지경에 이르렀다는 식의 발상을 쉽게 떼어내지 못한다고 말이죠.
    그러나 여러 견해중 어떠한 것(들)이 진실 체제로 자리매김하려면 그 견해가 우리에게 설득되어야 하죠.
    설득이란, 나의 경험과 나의 욕망과 맞닿아야지 설득됩니다. 다시 말하자면, 설득된다는 것은 나의 정치적 욕구와 일치했다는 것이죠.
    여기서 '이게 다 자본주의 때문이야!'라고 말해선 안 되는 지점을 찾게 됩니다.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현재, 내 욕망과 자본주의가 어떻게 착종되어있는지를 살펴본다면
    나를 지우는 실수를 줄여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 2020-02-18 18:24
    함께 읽으며, 그리고 정리해주시는 글들을 보며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결석 자제해달라셨는데 죄송하게도 오늘 몸이 안 좋아 가지 못한다는 말씀을 드리게 됐네요.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