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소생 3주차 역사팀 후기

작성자
박규창
작성일
2019-11-23 14:08
조회
72
시험 공부를 점점 더 열심히 하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점점 평균 성적이 오르고 있어요. 이번 시간에는 혜원누나가 다 맞았고 정옥쌤이 하나 틀리셨죠. 전반적으로 2~3개 정도 틀리셨더군요. 이 기세를 끝까지 가져갑시다. 다음 학기에 러시아 역사는 더 힘을 쏟아야 하는 것 아시죠? ㅎㅎ

 

(규창조) 전반적으로 저희가 몰랐던 상식들을 알아가는 것으로 역사 공부에 재미를 느끼고 있습니다. 일단 달력에 대한 얘기를 했습니다. 저희는 당연하게 1년을 365일로, 하루를 24시간으로 계산합니다. 그런데 달력은 사실 인간이 자연의 흐름을 인위적으로 분절한 거죠. 카이사르는 기원전 46년 때 여러 지역의 생활을 통합할 수 있는 표준을 세웠고 그 중 하나가 달력이었습니다. 카이사르는 그때까지 누적된 날들의 오차를 계산해서 기원전 46년에 90일을 추가했습니다. 그는 그 해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 오차가 없을 거라 생각해서 기원전 46년을 ‘혼돈의 마지막 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오차가 계속 발생해서 1582년 교황 그레고리 8세에 의해 달력이 또 한 번 수정되었다고 하더군요. 민호 피셜로는 지구가 약간 기울어졌고 공전 속도가 조금씩 빨라져서 아무리 윤년을 넣어도 오차가 생길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1분 1초를 당연하게 생각했는데 새삼 우리가 기준으로 삼는 시간이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로마의 시민권’에 대한 얘기도 나눴습니다. 저희가 본 텍스트와 다큐에서는 로마가 제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으로 ‘시민권’을 꼽습니다. 그런데 과연 시민권을 획득하는 것만으로 로마와 강력한 유대가 형성될 수 있는 가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한쪽에서는 시민권이 강한 유대를 형성하게 해줄 수 있었던 것은 정복 활동을 통해 토지를 분배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란 얘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른 쪽에서는 시민권을 획득했다고 해도 여전히 수많은 이질적인 면모 속에서 융화되지 않았을 거란 추측도 있었습니다. 갈리아인들은 여전히 ‘야만족’으로 분류되었고 달력이 통일되지 않았듯이 전통, 생활양식 아마 생김새까지도 여전히 많은 이질적인 면모들에 의해 구분되었을 것 같습니다. 오히려 ‘로마의 시민권’이 마치 결정적인 요인인 것처럼 얘기하는 것은 지나치게 승자의 입장에서 바라본 것이 아니냐는 얘기였습니다.

또, 다큐에서 로마가 여러 도시국가들을 포용한 것을 다양성에 대한 존중으로 연관 짓는 것처럼 보였는데요. 로마의 현대판으로 미국이 제시되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다큐에서는 미국을 마치 여러 인종들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하는 자유로운 국가처럼 얘기합니다. 하지만 미국에는 여전히 백인 남성우월주의가 강력하게 작동하죠. 로마에도 미국의 백인 남성우월주의와 비슷한 무엇인가가 있었을 것 같다는 얘기도 있었습니다.

철학팀에 하청을 맡길 것도 있었습니다. 로마에는 여러 종교가 공존했습니다. 그들은 제국으로 성장하면서 통화 체계, 법률, 무역 관습을 통일시켰지만 종교만큼은 자유롭게 따르도록 했습니다. 그들은 드루이드교, 유대교, 그리스도교를 탄압했는데 사실 수많은 종교들이 이미 로마에서 공존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중에서 어떻게 탄압받던 그리스도교가 결국 로마 제국의 종교가 될 수 있었을까요? 이에 대해서는 말 그대로 ‘추측’들이 난무했습니다. 그리스도교의 일자(一者)에 대한 교리가 제국의 논리와 부합했기 때문이다. 그들의 정복 활동을 정당화하는 논리가 있다 등등. 그리스도교리에 정말 제국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철학팀이 분석해준다고 합니다.

 

(혜원조) 이번에 본 다큐멘터리는 로마의 시민권과 로마 제국의 팽창을 함께 봅니다. 여타 제국과 달리 로마는 다른 연맹국들에게 개방적이었고, 그렇기에 한니발의 이간질(?)에도 굳건했다고 말이죠. 그런 다큐멘터리를 보고 가진 짧은 토론 시간에서 가장 많이 나온 말은 '로마 제국이 개방적이어서 강했던가?'였습니다. 물론 속주나 빈농 출신의 황제가 등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로마는 일견 개방적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래서는 크로포트킨이 그렇게 반대하던 제도나 국가의 모습은 놓치게 됩니다. 로마제국은 중국의 진나라와 마찬가지로 어디로든 통할 수 있는 길을 닦고, 화폐와 도량형을 통일하면서 만들어 졌으니까요. 제국은 다양성을 포용하니 개방적으로 보이지만 어떻게 보면 그 다양성을 모두 한 가지 방향으로 흐르게 하는 곳임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밖에 로마 제국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재밌었던 건 돈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로마의 역사를 읽으면 돈 이야기, 그것도 부유한 사람이 민심을 얻고 권력자가 되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옵니다. 정치는 역시 돈 문제였던 것입니다(!). 동양에서는 왕의 도덕성을 문제 삼는다면 로마의 역사에 유독 자주 나왔던 건 누가 돈이 많아서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이었습니다. 대표적으로 1차 삼두정치의 일원이었던 크라수스가 있죠. 그는 군사를 많이 보유한 폼페이우스와 함께 반란을 진압하고 최고 권력을 잡습니다. 뇌물이 오고가는 것도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것 같고요. 우리는 정치에 돈이 개입되는 것은 당연한데 괜히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로마의 시민권'이란 주제로 다큐를 보는데 여기저기서 헤드벵잉이 가끔 보이더군요. 더 재미난 걸 찾아보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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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1-24 13:24
    한평생 로마에 복수하는 것을 위해 살았던 한니발, 로마의 시민권, 그리고 수많은 황제들의 이름... 규창이형 말대로 아마도 승리자들의 기록이겠지만, 그래도 역사 상식들이 하나씩 쌓여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