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학 세미나

<명리학 세미나> 『滴天髓』읽기, 8월 5일 수업 공지

작성자
배현숙
작성일
2020-07-30 20:31
조회
98
 

연일 큰 비가 오고 있습니다. 코로나에 폭우로 인한 피해까지 여기저기서 어두운 소식들이 많이 들려오지만, 한편 생각해보면 우리 삶에서 아무 일 없이 평탄하게 잘 지낸 시절이 별로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온갖 우여곡절이 일어나는 게 목숨 붙이고 사는 생명체의 타고난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누구는 넘치고 누구는 부족하고, 누구는 주구장창 부딪쳐 깨지고 누구는 꽉 막혀 옴죽달싹 못하는 삶이 사주 여덟 글자 네 기둥에 고스란히 드러나 있습니다. 하늘이 주신 命이니 그걸 굴리며 가는 게 삶이겠지요.

오늘 3학기 첫 세미나를 시작하며 우리는 아주 특별한 사주들을 만났습니다. 이른바 종격(從格), 화기격(化氣格)이라 불리는 사주들입니다. 이런 분류는 格局을 형태상으로 분류할 때의 명칭입니다. 일종의 ‘외격(外格)’이지요. 외격이나 특수격은 일반적으로 격국을 나눌 때 월지를 기준으로 하는 것과 다르게 다른 데 있는 것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종상(從象)

 

從格은 한 마디로 지나치게 오행적으로 세력이 몰려 있는 경우, 신강 신약을 판별할 수 없을 정도로 어느 세력이 압도적으로 강한가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눕니다. 즉 육친에 따라 從殺, 從財格, 從兒格 등으로 나누기도 하고, 오행이 월령을 잡고 삼합, 방합 등으로 세력을 지니면 종세격(從勢格), 일주를 기준으로 강하게 기운이 몰려있으면 전왕격(專旺格)이라고 하며, 木, 火, 土, 金, 水 오행의 특성을 따라 곡직인수격(曲直仁壽格), 화염격(火炎格), 가색격(稼穡格), 종혁격(從革格), 윤하격(潤下格)등으로 나눕니다.

그런데 적천수는 이러한 從格을 진종(眞從)과 가종(假從)으로 나누고 있는데요, 진종이란 종하는 오행을 거스르는 세력이 없는 완벽한 종격으로 일간이 특정한 오행에게 완벽하게 종하는 형태인 반면,從하는 오행의 반대편 세력이 미약하게라도 있는 경우, 이를 가종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가종이라도 운에서 진종을 방해하는 글자를 일시적으로 제(制)하거나 합하면 진종처럼 될 수 있으나, 진종과 가종은 이미 팔자 원국의 그릇에서 차이가 난다고 합니다.

그런데 결국 이러한 格局은 用神을 찾기 위한 것이고, 용신이란 넘치고 부족하며, 병들고 조후가 깨진 팔자의 균형을 맞추어주는 오행이기 때문에, 이들 각각에 대해 어떤 오행이 들어와야 좋고, 어떤 오행이 들어올 때 힘들다고 하는 것은 억부와 병약과 조후라는 음양의 균형을 맞추고 허결된 것을 채우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책에 나와 있는 공식대로만을 적용한다고 모든 게 다 ‘잘’ 된다고 볼 수는 없을 겁니다. 사람의 삶이란 완벽하게 좋은 것도 완벽하게 나쁜 것도 없습니다. 일테면 火 일간이 金재성을 지지에 다 깔고 있을 때, 금이 병이기 때문에 화가 약이라고 하는데, 이렇게 지나친 病은 그게 도리어 藥이 되기도 해서, 이런 팔자는 평생을 은행과 돈방석에서 논다고 합니다. 즉 다시 금 재성이 들어와도 그냥 평탄하다는 것이죠. 그런데 오히려 병을 제거하는 화운이 들어올 때는 병을 제거해주니 몸이 건강해질 뿐, 인간관게나 금전 거래에는 여러가지 고충이 생긴다고 하죠. 결국 희기는 동소에 있다는 말입니다.(喜忌同所) 억부의 논리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걸 다 충족할 수는 없게 되어 있는 것이 생명의 이치일 겁니다. 태양이 환하게 비치는 곳이 있으면 그 반대편에는 반드시 그늘이 있습니다. 어느 한 쪽이 좋아지면 다른 한 쪽은 잃게 되어있죠. 사주를 해석할 때 이런 점들을 반드시 기억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사주팔자에서 조후(調候)는 가장 큰 원칙입니다. 이를 큰 陰陽이라고도 하죠. 왜냐하면 지나치게 더운 것이나 지나치게 추운 것은 생명력이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아무리 좋은 간지로 구성되어도 조후가 깨지면 無用합니다. 간지를 쓸 수 없죠. 격도 중요하고 용신 찾는 일도 중요하지만 팔자를 만났을 때 가장 먼저 보아야 할 것이 조후라는 걸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화상(化象)

 

日干이 干合하고 그 化氣의 오행과 동일한 오행이 월령을 잡고, 그 화상(化象)을 破하는 神이 없으며, 化格이 되는 성격의 조건에 맞아서 성격하면 화기격(化氣格)이라고 합니다. 화격의 종류에는 화목격(化木格), 화화격(化火格), 화토격(化土格), 화금격(化金格), 화수격(化水格)의 다섯 가지 格이 있는데, 각각 엄격한 成格의 조건이 있기 때문에 아무 때나 화기격이 되진 않습니다.

『황제내경(皇帝內經)』의 「소문(素問)」편은  合化의 근원을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황제가 五運의 시작에 대해 기백에게 묻자 기백의 太史冊文을 인용하여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 시작은 戊己로 나뉘는 데서 시작되는데, 戊己라고 하는 것은 규벽(奎壁)과 각진(角軫)을 말하며 천지의 문호(門戶)다. 天門(하늘의 출입구)은 戌亥의 사이에 있으면서 규벽으로 나뉘고, 地戶(땅의 출입구)는 辰巳의 사이에 있으면서 각진으로 나뉜다. 무릇 음양은 모두 辰에서 시작하는데 오운이 각진에서 일어난다는 말도 역시 辰에서 시작된다는 말이다. 甲己年에는 戊己라는 黃今天의 누런 기운이 각진을 거쳐 지나가므로 甲己년의 土運이 되고, 乙庚年에는 庚辛이라는 소천의 하얀 기운이 각진을 거쳐 지나가므로 을경년이 金運이 되고, 丙辛年에는 壬癸라는 현천의 검은 기운이 각진을 거쳐 지나가므로 丙辛년이 水運이 되고, 丁壬年에는 甲乙이라는 창천의 푸른 기운이 각진을 거쳐 지나가므로 木運이 되며, 戊癸年에는 丙丁이라는 단천의 붉은 기운이 각진을 거쳐 지나가므로 무계년이 火運이 된다. 이것이 化氣(화하는 기운)의 근원이다.”

또 낙서(洛書)를 보면 “5가 중앙에 있는데, 1이 5를 얻으면 6이 되므로 甲과 己가 합하고, 2가 5를 얻으면 7이 되므로 乙과 庚이 합하고, 3이 5를 얻으면 8이 되므로 丙과 辛이 합하고, 4가 5를 얻으면 9가 되므로 丁과 壬이 합하며 5가 5를 얻으면 10이 되므로 戊와 癸가 합한다. 또 합이 되면 화하게 되는데 화는 반드시 5토를 얻은 다음에야 비로소 이루어지게 된다. 여기서 5토라고 함은 역시 辰을 말한다.” 따라서 낙서의 9궁에는 5가 토가 되어 중앙에 있으므로 ‘비록 합이 되어 있더라도 반드시 辰을 얻어야만 비로소 화하게 된다.’고 합니다.

따라서 十干의 합은 5辰의 위치에 이르면 化氣의 원신이 천간에 드러나게 되므로 甲己년에는 甲子에서 시작하여 乙丑 丙寅 丁卯를 거쳐 다섯 번째 위치에서 戊辰을 만나면 土로 化하고, 乙庚년에는 丙子에서 시작하여 다섯 번째 위치에 이르러 庚辰을 만나면 金으로 化하며, 丙辛년에는 戊子에서 시작하여 다섯 번째 위치에 이르러 甲辰을 만나면 水로 化하고, 丁壬년에는 庚子에서 시작하여 다섯 번째 위치에 이르러 甲辰을 만나면 木으로 화하며, 戊癸년에는 壬子에서 시작하여 다섯 번째 위치에 이르러 丙辰을 만나면 火로 化하는데 이것이 合化의 참된 근원이며, 이것이 陰陽이 辰에서 시작되고 五運이 각진(角軫)에서 일어난다고 한 말의 의미라고 합니다. 따라서 이렇게 화하는 형상이 사주원국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알려면 역시 반드시 化하는 형상이 쇠약한지 旺한지를 연구해야 하고, 化하는 형상이 참된지 참되지 못한지도 잘 살펴봐야 하며, 또 무엇을 기뻐하고 꺼리는지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하는데, 그렇게만 한다면 길흉이 잘 맞아 떨어지게 되어 좋고 나쁜 것이 분명히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日干이 합을 하면 어떻게 될까요? 일간은 사주의 주인공이기 때문에 합이 된다고 사라질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일간이 合되어 다른 오행으로 변하는 합화(合化)는 좀체 일어나지 않습니다만, 사주 전체의 기운이 온통 合化의 새로운 氣로 넘치면 일간도 자기의 속성을 버리고 새로운 오행으로 변할 수 있겠지요. 종격처럼 화한 기운을 따라간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일간이 합하여 새로운 오행으로 변해버리는 것이 화격(化格)입니다. 이 때, 변할 수 있는 오행과 변하지 않는 오행이 있었지요. 갑목 일간이 기토와 합하면 목의 성질을 잃고 化氣인 토에 從하게 되는데, 성격이 될 수 있는 조건이 있습니다.

일테면 乙木 일간이 화격이 되려면 庚金과 합하고 乙庚합 金에서 나오는 金기운이 월지 계절을 얻거나, 대운의 지지가 金이거나, 또는 巳酉丑, 申酉戌 등으로 지지가 합국을 이루어야 합니다. 즉 합화의 기가 지지에 강하면 강할수록 化格이 잘 이루어지는 것이죠. 이때 乙庚이 합하여 생기는 合化 기운인 金을 거역하는 木이나 火기운이 통근하여 힘이 있다면 化格이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합화의 오행을 극하는 기운이 미약하게라도 있을 때, 이를 가화격(假化格)이라고 합니다.

 



 

<A> 化格이 되면 일간은 원래 목오행의 성질을 잃는다. 자기를 포기하고 남을 위해 사는 것과 같다. 일종의 비서실장 같은 역할을 한다.


<B> 갑기합의 化氣인 土기운이 월지를 얻지 못했고 지지에 토기운도 약하다. 또 천간에 토기운을 거스르는 뿌리가 강한 갑목이 있다. 합은 있지만 불화가 되어 合而不化이다.

 

♣ 다음 시간에는 <順局>과 <反局>편을 살펴보겠습니다. 말씀 드린 대로 우리가 책에서 공부한 내용을 적용해볼 수 있는 사주팔자를 하나씩 가져오시기 바랍니다. 책에 예시되어 있는 사주들은 워낙 오래전 시대를 산 이들의 사주이고, 또 설명을 위해 가져온 맞춤형 사주이기 때문에 실전 연습에 부족함을 많이 느낍니다. 여러분 주변에 있는 이들의 사주를 가지고 고민해 보는 것이 진짜 공부가 될 것 같습니다.

♣ 다음 8월 5일 세미나 간식과 후기는 효신샘께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한 주 평안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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