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문 회의록

청소년팀 회의록-3차

작성자
혜원
작성일
2020-01-06 19:06
조회
54
청소년 프로그램 회의 (1.4)
참여자 : 혜원, 규창, 혜림
작성자 : 혜원

 

Q. 스피노자 낭송집?
이번 회의 때 혜림언니가 아이디어를 하나 냈는데 바로 ‘스피노자 낭송집을 기획해 보는 것은 어떨까?’였다. 아이들과 역사 공부뿐만 아니라 철학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마냥 강의를 하는 것보다는 몸을 움직이는 활동이 필요한데, 그 낭송을 좀 더 본격적으로 활용해보자는 것. 그러다가 불현듯 생각한 것이 ‘스피노자를 낭송집으로 만든다면 어떨까?’ 라는 것이었다. 내친김에 역사 텍스트 중 <무깟디마>도 정리해서 낭송집으로 만들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나와 규창이 둘 다 찬성했다. 그러나 일단 역사는 <종횡무진 서양사>/<종횡무진 동양사>를 중심으로 역사 강의/퀴즈를 하고 우선 철학 수업은 <에티카> 낭송 수업을 하며 낭송집도 생각해보는 것이 어떠냐고 방향이 잡혔다.

 

Q. 낭송 수업을 어떻게 할까?
애초에 낭송은 강의 전에 기운을 돌리고 오늘 뭘 공부할지 미리 아는 정도의 역할에 국한된 시간이었다. 나와 규창이는 “‘다’에서 끊어 읽어보자” 라든가, “쉼표부터는 다음 사람이 이어 읽기” “징검다리 형식으로 이어 읽기” 등 흥미를 끌만한 몇 가지 규칙들을 부여해서 낭송을 시켰었다. 그런데 처음에는 게임처럼 받아들이던 아이들은 이내 흥미를 잃고 말았다. 무슨 내용인지도 모르는 것을 단지 게임처럼 읽는다고 바로 흥미롭게 받아들일 수는 없는 것이다.
나는 저번 연극 수업을 좀 더 발전시켜 강학원의 낭송 공연과 같은 것을 아이들이 직접 꾸며보도록 유도하면 어떨지 제안했다. 가령 철학 강의 시간이 50분이라면 20분간 강의를 하고 20분은 아이들끼리 낭송 공연을 준비한 다음 10분 정도 자기가 직접 배운 것을 낭송해보는 것이다. 물론 그를 위한 가이드도 필요하다. 가령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구절은 좀 더 힘주어서, 혹은 여러 사람이 함께 목소리를 모아 낭송하게 한다든가... 그러기 위해서는 낭송을 할 만한 분량의 <에티카> 본문 선정도 필요하고 또 그걸 구어체로 다듬는 과정도 필요할 것이다.
규창이는 텍스트 내용을 아무리 강의해도 결국 자기가 재밌는 부분만 받아들이게 되므로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낭송 방식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대한 흥미를 끌만한 요소가 필요하다고. 또 낭송과 강의를 함께 하면 둘 다 흐지부지 될까 걱정했다. 매주 구절을 외우고 공연을 만드는 것도 확실히 한계가 있고 말이다.
혜림언니는 우리가 흥미를 느끼면서 교재를 만드는 것이 결국 듣는 쪽의 흥미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또 낭송과 강의가 섞여 흐지부지 될 것이 염려된다면, 일단 초반에는 강의에 주력하고 나중에는 낭송 시간과 공연을 직접 준비해보도록 유도하는 것이 어떠냐고 했다.

 

Q. 낭송을 한다면 어떻게 <에티카>를 정리하면 좋을까?
역사 시간은 <종횡무진 서양사>/<종횡무진 동양사>를 주축으로 역사상식/퀴즈쇼를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무깟디마>를 하더라도 3학기 정도부터 <이슬람의 눈으로 본 세계사>와 함께 ‘세계사를 보는 다른 시선’을 테마로 소개하고 또 그때 낭송 수업도 하면 좋겠다는 것이 중론.
문제는 <에티카>를 어떻게 수업할 것인가이다. 우선 4학기로 한다면 1. 신, 내재성 2. 신체와 정신 3. 정서 4. 공동체 정도로 목차를 나눠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견이 모아졌다. 참고로 <낭송 맹자>, <낭송 논어> 같은 책들을 보니 순서에 상관없이 주제별로 모아놓았고 또 생략/윤문도 많이 되어 있었다. 이것처럼 우리 나름의 <에티카>를 만들어 본다면 공부가 될 것이다.
주제는 사실 많다. 원인, 자연, 독특한 실체, 기하학, 영원, 자유, 시간... 문제는 이런 주제들 중 어떤 것을 선정하고 어떻게 구성할지가 문제.
1. 키워드는 어떻게 정하면 좋을지 2. 윤문과 번역 방법 3. 낭송 서양철학 편을 만들어 볼 수 있을까?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차후 계속 해보는 것으로.

 

Q. 왜 <에티카> 인가
우선 스피노자는 우리 셋이 배운 공통의 철학자이다. 나는 지금 수요일 절차탁마를 신청하지 않았지만 일단 마트롱 책을 읽는 S 세미나는 들어가기로 했다. 내가 스피노자를 더 공부해서 낭송 수업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그가 우리가 늘 배우던 내재론을 가장 전면적으로 설명해준 철학자여서이다. 청소년 프로그램에서 강의를 하다보면 내재성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전달하기 매우 어려웠다. 어떤 외부도 갖지 않는 자연에 대한 이해, 고정되지 않는 선과 악에 대한 이해를 말해주기에 스피노자가 가장 직접적이고 적격인 철학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형태도 아주 독특하고 말이다.
규창이는 낭송 스피노자라는 아이디어를 듣는 순간 아주 괜찮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에티카>를 읽는 방식이 너무 정형화 되어 있다. 그런데 마트롱을 보니 세피로트 도식을 따라 읽는데, <에티카>를 어떻게 분해하느냐에 따라 정말 다르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하며, 이것을 청소년 프로그램을 통해 공부하고 새롭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저번 ‘비학술적 학술제’ 강학원 낭송 공연을 보았을 때도 감동을 받았는데, 똑같은 텍스트를 어떻게 소리내어 읽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며, 딱딱한 텍스트인 <에티카>를 소리 내어 읽을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를 제안한 혜림언니는 철학 낭송 수업을 생각하며 갖고 있는 ‘낭송’ 시리즈를 쭉 늘어놓아 보니 우선 서양 철학이 없다는 것, 그리고 스피노자를 소리내어 읽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또 규창이와 마찬가지로 마트롱을 읽으면서 신선하고 독자적인 도식대로 정리된 <에티카>를 보는 것이 즐거운데, 이를 참고해서 읽어고 또 낭송 교재를 만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Q. 다음에 할 일은?
<호모 큐라스> 읽기.
게임 방법 생각해보기.
다음 <개인과 공동체>(1.8) 세미나(스피노자 사전세미나)에서 에티카 낭송집에 대해 상의해보기.
1.11까지 <호모큐라스> 읽기. 구체적 커리큘럼 정하기.
전체 1

  • 2020-01-07 15:46
    하면 좋을까, 정도로는 못함. 1부만 정리 10개만이라도 가지고 한번 만들어보든지. 그래야 되겠는지 안 되겠는지 각이 나오지. 회의록만으로는 어떻게 하겠다는 건 전혀 감이 안 옴. 서양철학 낭송집을 안 낸 것도 번역, 입말의 리듬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지. 스피노자랑 장자, 노자, 중용 같은 걸 섞어보면 어떨까? 주제별로 묶어서. 암튼 '에티카 낭송집'이라고 못박지 말고, 직접 만들어보고 해보면서 결론을 얻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