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신상담

181124 니나노 일본어 후기

작성자
정옥
작성일
2018-11-26 15:54
조회
73
181124 / 니나노 일본어 후기

 

이번시간 현대 사상은 ‘카라카이의 정치’에 관한 논문 일부를 읽었습니다. 카라카이는 ‘조롱, 비꼬듯 놀림’의 의미가 있습니다. 이 논문은 미디어와 성희롱이라는 부제로, 미디어가 어떻게 성 담론을 다루고 있는지를 밝히고 있습니다. 인터넷 미디어의 발달로 미디어와의 관련은 더욱 다양한 형태를 띠게 되었지요. 저자는 크게 3가지 측면에서 미디어의 역할을 살피고 있습니다.

우선 미디어는 성희롱이나 성폭력을 고발하는 ‘이의제기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해시태그로 ‘#Me Too’를 공유하거나, 헐리우드 배우들 옆에서 8명의 여성운동가들이 성차별에 항의하는 검은 드레스를 입고 늘어선 모습으로 이슈를 만들기도 하지요. 우리나라의 경우를 봐도 미투의 시작이, 미디어에 출현해 성폭력과 부당한 대우를 고발하는 것에서부터였음을 상기하면 이의제기의 도구로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자가 주목하는 것은, 미디어 제작 현장이 ‘성희롱이 일어나는 장’ 이기도 하다는 사실입니다. 미디어 제작자에 의해서, 이 문제를 조사하던 경, 검찰 관계자에 의해서, 기자에 의해서 등 제작과 관련해 사내외를 막론하고 성희롱 문제는 만연해 있다는 것입니다. 또 미디어는 성희롱 표현을 생산해내는 공간이기도 하지요. CM은 성역할을 고정시키고 있고, 미디어는 무신경하고 당연하다는 자세로 이를 수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디어의 이러한 태도는 여성운동에 대한 미디어의 정치적 태도에서 기인하고 있습니다. 여성의 문제를 ‘성적’ 언어로 다루어 “조롱”하는 태도로, 주부나 어머니의 이미지에서 탈락한 여성이 성적 조롱의 대상이 되어버리는 것이죠. 여성운동가들은 ‘성적으로 매력이 떨어진다’ 라거나 성적으로 다루어도 좋은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을 양분하는 것 등이 그런 것이죠. 성적언어들로 문제의 본질을 지엽적인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방식을 ‘조롱’으로 표현한 것이 흥미로운데요, 자세한 내용은 현.해.탄.을 통해 확인해주시구요, 다음 시간에 남은 논문을 마저 보기로 하였습니다.

 

안고의 <청춘론>은 요즘 무사시의 검술에 빠져 있습니다. 이번에는 무사시와 고지로가 만났습니다. 무사시 검법의 특징을 변(變)으로 본다면 고지로는 속검을 쓰는 장수입니다. 變과 速의 대결이지요.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적의 마음을 흩트리는 무사시의 전략이 이번에도 통했습니다. 세 시간이나 늦게 약속 장소에 나타난 무사시에게 화가 난 고지로는, 칼을 빼며 칼집을 바다에 던집니다. 무사시는 이를 포착해 ‘고지로가 졌다’ 라고 선언하죠. 이길 거라면 칼집을 바다에 던질 리가 없었다는 것이죠. 안고는 무사시의 이러한 태도를 ‘마지막까지 지푸라기라도 잡는 남자’ 로 설명하며 그의 개성을 살린 그의 검법은 예술품과 동일하다고 극찬합니다. 후나지마에서 나눈 이 대화의 ‘대단한 예리함’ 자체가 훌륭한 예술품이라고 보고 있는 것입니다. 결국 이 예리함이 간발의 차이로 이기게 만들었고, 무사시는 살았습니다.

그러나 안고의 한 문장이 문제가 되었는데요, 지고 나면 자기 자신이 죽기 때문이다......잘못되었다 하더라도 이겨야 한다. 현재 우리 전쟁 또한 그렇다. 반드시 이기지 않으면 안 된다

수업을 준비하면서는 이 대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더욱이 안고는 무사시의 태도를 윤락의 세계라고 하고 있습니다.(왜 그런지는 다음시간에) 자기들만의 인의를 말하고 편가르고 패거리 짓는 어른들의 윤락과 달리, 미래를 가정하지 않고 독립불기 하는 게 안고의 윤락이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무사시의 변검을 수용하기 어렵고, 이를 극찬하는 안고도 잘 설득되지 않았습니다. 정석이라는 형식에 메이지 않고 자신의 방식을 만드는 것으로 윤락을 말하기엔 무사시가 비겁해 보이기도 하였지요.

이에 관한 여러 이야기가 있었는데, 그 중 한정 선생님의 말씀입니다. 당시 전쟁을 대하는 일반적인 담론은 전쟁에는 도덕이란 게 없다, 이기고 지는 것의 의미도 없다. 단지 살아남는 것이 중요하다, 라는 것이었다고 해요. 그러나 전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마음으로 사생결단하고 전쟁에 나서는 젊은이들이 있고, 이들에게 명분을 주어 출전시키고 있었다는 것이죠. 이들은 일반적인 사회적 문법을 따르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윤락이라고 말할 수 있는데, 결국 안고는 무사시를 통해 온갖 편법으로 도배되고 있는 전쟁판에 대한 우회적 비판을 한 것이 아니겠냐, 라는 것이 샘의 설명이었습니다. 이 말씀에 저의 의문은 다소 해소되었는데요, 안고의 글은 많은 해석의 여지를 가지는 것 같습니다. 좀 더 나누고 싶은 얘깃거리가 많았는데, 이후 건화 북파티가 기다리고 있어 다음 주로 넘겼습니다. 안고의 글이 정말 흥미롭습니다. 아래 대목은 무사시와 고지로의 스릴 넘치는 대결 장면입니다.

 

 
武蔵は三時間おくれて船島へついた。遠浅だったので武蔵は水中へ降りた。小次郎は待ち疲れて大いに苛立っており、武蔵の降りるのを見ると憤然波打際まで走ってきた。

「時間に遅れるとは何事だ。気おくれがしたのか」

小次郎は怒鳴ったが、武蔵は答えない。黙って小次郎の顔を見ている。武蔵の予期の通り小 次郎益々怒った。大剣を抜き払うと同時に鞘を海中に投げすてて構えた。

「小次郎の負けだ」と武蔵が静かに言った。

「なぜ、俺の負けだ」

「勝つつもりなら、鞘を水中へ捨てる筈はなかろう」

 

<중략>

武蔵は急速に近づいて行った。大胆なほど間をつめた。小次郎は斬り下した。だが、小次郎の速剣は初太刀よりもその返しが更に怖しい。もとより武蔵は前進をとめることを忘れてはいない。間一髪のところで剣尖をそらして、前進中に振り上げた木刀を片手打ちに延ばして打ち下した。小次郎は倒れたが、同時に武蔵の鉢巻が二つに切れて下へ落ちた。

小次郎は倒れたが、まだ生気があった。武蔵が誘って近づくと果して大刀を横に斬り払ったが、武蔵は用意していたので巧みに退き袴はかまの裾すそを三寸程切られただけであった。然しその瞬間木刀を打ち下して小次郎の胸に一撃を加えていた。小次郎の口と鼻から血が流れて、彼は即死をとげてしまった。

 
무사시는 세 시간 늦게 후나시마에 도착했다. 물이 해안에서 먼 곳까지 깊지 않아서 무사시는 물속에서 내렸다. 고지로는 기다리기에 지쳐서 매우 신경이 곤두서서 무사시가 내리는 것을 보자 분연하게 파도가 밀려오는 곳까지 달려갔다.

“시간에 늦는 것은 무슨 일이냐. 기죽은 건가”

고지로는 고함쳤으나 무사시는 말이 없다. 묵묵히 고지로의 얼굴을 보고 있었다. 무사시가 생각한 대로 고지로는 더욱더 화를 냈다. 대검을 빼며 동시에 칼집을 바다 속에 던져 버리고 자세를 잡았다.

“고지로가 졌다”라고 무사시는 조용히 말했다.

“어째서 내가 진 건가”

“이길 셈이라면 칼집을 물속에 버릴 리가 없지”

 

<중략>

무사시는 급속하게 다가갔다. 대담할 정도로 밀어부쳤다. 고지로는 내려쳤다. 그렇지만 고지로의 빠른 검은 작은 칼로 처음 치는 것보다도 돌려 치는 검이 더욱 무섭다. 원래 무사시는 전진을 멈추는 것을 잊지 않고 있었다. 간발의 차에서 칼끝을 돌려 전진 중에 올려든 목검을 한 손으로 잡고 뻗어 내려쳤다. 고지로는 쓰러졌으나 동시에 무사시의 머리띠가둘로 잘려 아래로 떨어졌다.

고지로는 쓰러졌으나 아직 숨은 끊어지지 않았다. 무사시가 이끌리듯 다가가자 과연 긴 칼을 옆으로 휘둘렀다. 하지만 무사시는 준비하고 있었기에 교묘하게 물러났고 바지자락을 10센티 정도 잘렸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 순간 목검을 내려쳐서 고지로의 가슴에 일격을 가했다. 고지로는 입과 코에서 피를 흘렸고 곧 그는 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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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1-28 10:45
    "코지로가 졌다"는 말을 보고 전율했던 기억이 새록새록^^ 무사시, 지각대장이지만 멋있어~~ 느낌이 뿜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