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카프카

4.27 공지

작성자
이응
작성일
2017-04-21 13:11
조회
173
카프카의 일기를 읽었습니다. 일기에는 일기뿐 아니라 편지의 가안, 집필중인 작품이 생성되는 과정 등이 섞여 있었는데, 재미있는 것은 각각이 보여주는 톤이 꽤 다르다는 것이었어요. 특히 일기의 마지막 부분에 들어있는 <여행기>는 막스와 함께 여행을 가서 기획하고 쓴 여행기(=누군가와 공유하는 글이)라 그런가, [일기와는 다르게] 찡찡거리지도 않고, 글쓰기의 갈망을 드러내지도 않고, 확실한 관찰자의 위치에서 대상과 거리를 두고 쓰고 있다는 인상을 주었습니다. 선민샘 말로는 100년이 지난 지금 보아도 머릿속에 선명히 떠오르는 이미지를 만들어낸다고 하니, 그런 공간적 지표가 거의 드러나있지 않은 일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지요. 일기에는 날짜라는 시간적 지표는 있으나 직장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하는 구체적인 행위는 거의 드러나있지 않았어요. 카프카의 연보를 맞춰보며 다시 읽으면 지금까지 읽었던 일기가 또 다르게 다가올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듭니다.


다음 시간은 <카프카는 어떻게 읽고 썼나> 하는 주제로 각자 포인트를 잡아 자기 나름의 객관적 연보를 꼼꼼히 조사해오시면 되어요. 가안은 간단히 몇 줄만 써도 되니 자신의 주제에 도움이 될만한 단편작품을 몇 개 읽거나, 일기에서 자신의 주제와 연관되는 문장을 몇 개 뽑아와도 되구요. 읽을거리로 주어진 것은 발터 벤야민의 <프란츠 카프카>라는 짧은 글 한 편입니다. 나머지는 자기가 알아서 능동적으로 조사의 화톳불을 태우시면 될거 같아요 ^^


선민샘이 도움이 될만한 자료를 정리해서 주셨는데 <카프카론>을 쓴 철학자들이 정말 많네요@_@ 벤야민, 까뮈, 루카치, 아도르노, 로베르, 바겐바하, 즐뢰즈가타리, 블랑쇼, 아감벤, 폴 오스터.. 등. 이들이 카프카의 어떤 내용을 다루었는지는 선민샘이 주신 프린트물에 정리가 되어있으니 참고하시구요~ 자신만의 카프카 연보를 만드는데 참고할만한 자료로 이주동의 <카프카 평전-실존과 구원의 글쓰기>가 도움이 될거라고 해요.


그 두툼한 일기를 4번이나 읽으신 선민샘이 일기를 크게 8가지로 구성해서 관련 인용문과 페이지까지 정리해주셨어요.

1 일기를 쓰는 작가

2 꿈, 불면, 작품과의 관계

3 결혼과 독신 사이

4 아버지

5 여행과 글쓰기

6 죽음/일상에서의 투쟁/탄생을 앞둔 머뭇거림과 글쓰기의 관계

7 미완일 수밖에 없는 설계도 없는 작품

8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 <소송> <성>과 관련된 해석

9 미덕과 악덕


수경샘과 진희샘은 <일기>를 주제로, 계숙샘은 <병>을 주제로, 이응은 <소멸, 실패, 한계>를 주제로 써보려고 하는데 어떤 독특한 연보가 나올지 다음주가 기대되네요ㅋ


이번주에 못오신 영우샘~ 참고자료와 강의록 챙겨두었으니 시간 있을 때 한 번 들려주세요.

그럼 다음주에 만나요~
전체 2

  • 2017-04-21 20:48
    <일기>를 읽은 뒤 '일기'를 주제로 글을 쓴다니, 어쩐지 너무 불성실하다는 느낌을 갑작 받게 되는군요 흐흠- -_-;;

  • 2017-04-22 17:00
    카프카의 일기란 정말 희안한 시공이었어요. 계속 카프카의 일기 속을 헤매게 될 것 같아 기쁩니다. 특히 각자의 조사와 탐독 속에서 어떤 새로운 이야기가 발견될지!
    카프카는 함께 읽으면 더 재미있고, 더 소중해지는 작가구나. . 세미나를 통해 매번 느끼고 있습니다. 그럼 우리 모두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