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과 글쓰기

4월4일 주역과 글쓰기 후기

작성자
소정
작성일
2021-04-04 23:12
조회
150

                                                                                                                                                                                  4.4 주역과 글쓰기   7주차   후기 소정



오늘의 계사전 강의에서는 지난 주에 이어 형이상학과 형이하학에 대하여 질문이 나와 이 문제를 다시 한 번 보았습니다.

“形而上者謂之道 形而下者謂之器”에서 추상작인 ‘道’와 구체적인 ‘器’는 분절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동시적으로 나타나는 데도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우리 자신은 끊임없이 표상에 끄달리고 있고 이러한 표상이 없는 부처는 무념의 상태에서 항상 합니다. 이에 반하여 우리들의 생각은 서로 꼬리를 물고 이어져 분별, 규정성을 만들어내며 기억에 저장하여 무의식과 의식이 같이 작동하는 정신의 잉여를 만들어 냅니다. 또한 사물의 차원에는 의미가 없는데 말은 그 자체로 자연에 존재하지 않는 슬픔, 기쁨, 노여움, 쾌활함 등등의 착각과 기만 위에서 의미화를 하여 잉여의 세계를 덧붙입니다.

니체는 자연의 無念, 簡易함이 인간의 존재를 생성(흐름)에 최대한 가깝게 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존재는 항상 생성중이고, 허구이고, 단독으로 그 모양으로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흐름에 들지 못하고 분별에 듭니다.

생성이라는 흐름의 존재인 자연이기에 천지는 낳고 낳는 쉼 없는 존재입니다. 이를 본받은 성인은 位가 있어야 자신의 덕을 펼칠 수 있는데 이러한 위는 하늘이 부여합니다. 그리고 부여된 위는 仁으로 지킬 수 있습니다. 仁에 대하여 도올 선생님은 모든 것으로부터 영향을 받고 모든 것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감수성이라고 하였고, 왕양명은 만물과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하였으며, 논어에서는 忠恕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인은 자신을 비운 상태에서만이 받아들일 수 있고 인으로 만들어지는 세계는 和而不同합니다.

다름을 동일화 하지 않으면서 작용하는 도의 차원을 사유할 때 和而不同은 가능합니다. 이 차원은 역의 시간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내가 나이지 않을 수 있고, 애초에 나는 내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또한 내가 아닐 수 있기에 나입니다. 이것은 道와 器가 다르지 않고, 전체의 운동은 부분을 통해 알 수 있다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스토아학파에서 추구한 것은 ‘영혼의 평온’입니다. 이것은 수동성을 가지고 독사(억견)과 연결되어있는 ‘정념(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상태)’과 상대되는 개념입니다.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정념’과 반대로 ‘영혼의 평온’은 전체적인 맥락 속에서 보는 것으로 달성됩니다. 이는 「주역」 <中澤兌卦>의 어떤 상태에서도 편안할 수 있는 내면의 강건함을 가진 中正한 군자와 함께 생각되어 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澤天夬卦>에서의 사회적 문제 상황을 일으킨 사람을 처단하기 전에 자신을 바르게 하여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비로소 남을 척결할 수 있는 내면의 중정을 가진 군자와도 만날 수 있습니다.

‘주역과 글쓰기’ 공부를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1학기 7주차 후기를 쓰고 있네요. 오늘 점심시간 산책은 성균관 대학교로 나갔는데, 드라마 촬영으로 여러 가지 골동품 소품이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예쁘게 펼쳐져있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사실을 채운 쌤이 미리 아셨는지 조별 단체 사진을 찍으라는 특명이 떨어졌습니다. 이에 우리들은 조별 사진뿐만 아니라 즐거운 단체사진까지 붉고 파란 휘장? 아래서 용감하게 찍었습니다.^^!!
전체 2

  • 2021-04-06 15:49
    빠르고 정확한 후기!! 어떻게 정념에서 벗어나 영혼의 평정으로 갈 것인가. 그 과정을 계속 <주역>에 물으며 읽어야겠네요. (+ 사진이 중간에 뜨다 마는 거 같아서 계속 기다렸는데 푸른 하늘을 강조하는 크롭샷이었던 것인가요? ㅎㅎ )

  • 2021-04-06 16:47
    곰곰히 수업내용을 복기하게 만드는 후기 잘 읽었습니다. 형이상과 형이하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가 중요한것이 아니라 왜 동시적으로 생각해야하는지 그 이유를 이해하는것이 중요하다는걸 느꼈습니다. 내 마음하나도 환경과 따로 생겨나는 마음이 없을진대 우리의 관계는 얼마나 많은 도의 작용과 기가 연결됐을지가 보이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