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과 글쓰기

4월11일 주역과 글쓰기 8회차 후기

작성자
손호진
작성일
2021-04-13 20:33
조회
162
주역글쓰기 8주차에는 계사전 下 3장 4장 5장을 읽었습니다. 길흉회린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자연의 관점에서 생각하면 길흉회린이라는 것이 큰 의미가 없는 것이지만 그것이 인간의 관점으로 보면 상황에 대한 개인적인 판단이 들어갈 때 의미가 있다는 것으로 저는 이해했습니다. 인간은 자기의 상황에 빗대어 그것이 나에게 길이냐 흉이냐를 판단하게 되어있는데 길인 상황이 지속되지 않습니다. 내가 길이라고 느낄 때 그 길함이 지속되지 않으니 내가 이 길함을 유지하려 애쓰는 것보다 흉으로 가지 않게 하기 위해 내가 어떤 태도를 견지할 것이냐가 더 중요하다고 주역이 말해줍니다. 그러면 그 길과 흉은 사심으로 가득찬 나같은 소인에게는 당장 내가 원하는 것, 이익이 되는 것에 빗대어 생각할 수 밖에 없고 그것은 관계라는 장안에서 혹은 자기가 속해 있는 곳에서 많은 이해관계들로 얽혀있습니다. 그때그때마다 나의 행동양식들은 상황에 맞게 처신을 해야합니다. 고정된 나라는 것을 놓고 해석하려하는 것이 강한 나에게는 주역은 그마음을 해체하고 상황과 때에 맞게 처신하라고 얘기합니다. 그럼 그 상황과 때에 맞는 것은 무엇이냐? 라는 반문이 들겠지요. 그것은 공부를 해나가며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받아들이고 기존에 내가 고수했던 것들에 의심을 갖으며 습관처럼 행했던 것들을 타인의 시선 혹은 객관적인 시선을 갖고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길러 나가야 한다는 생각에 이르게됩니다. 그것이 주역을 공부하는 이유이기도 하고 군자가 되는 길이 아닐까요? 어떤 일을 두고 길흉회린으로 판단하는 것보다 无咎를 지향하는 태도와 마음을 유지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괘는 49.澤火革 17.澤雷隨 를 공부하였습니다. 태괘가 상괘인 3번째 4번째 괘입니다. 태괘는 상으로는 연못, 고인물이기도 하고 괘덕으로는 기쁨이기도 합니다.

澤火革은 변혁을 의미합니다. 아래에 있는 리괘가 위에 있는 태괘에 열을 가해 위에 있는 물이 수증기로 변합니다. 전혀 다른 형태의 변화입니다. 변혁이라고 표현을 합니다. 이때에 가장 중요한 것은 효사에서 말하듯 신중함입니다. 또한 민심을 얻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인간의 관점에서 시스템 혹은 제도의 변혁만을 생각할 수 있지만 단전에서는 그것을 四時를 가져와 탕왕과 무왕이 천명을 변혁하여 하늘에 순종하고 사람들에게 호응했다고 했습니다. 탕왕과 무왕의 혁명을 정당화하려는 측면도 있지만 자연안에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깊이 새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연안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은 군자의 태도인 자기를 전체속에 놓고 사유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채운샘은 그 예로 티벳정부가 망명을 하는 과정을 예로 드셨습니다. 끝까지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많은 생명을 살리기 위한 후퇴도 있으니 그것이 자연이라는 의미로 이해했습니다. 인간의 혁명은 끝까지 저항하는 것을 혁명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자연의 혁명은 때에 맞게 순리대로 흘러갑니다. 변혁을 인간 개인으로 가져와 의미를 생각해보기도 했습니다. 단순히 시간이 흘러 변화하는 신체나 생각의 변화가 아니라 변혁은 그 변화속에서 내가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이냐를 의미합니다. ‘난 이렇게 변할거야’가 아니라 순간순간 내가 변혁할 수 있음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글을 쓰다보니 변혁하는건 위에서 언급한 길흉회린을 바라보는 인간의 시선에서 벗어나는 것이 변혁을 하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澤雷隨는 뒤따름을 의미합니다. 양이 음을 따릅니다. 진괘의 양이 태괘인 음을 따른다는 의미입니다. 상전에 의하면 군자는 어둠이 내리면 들어가 휴식의 취한다라고 이야기 합니다. 그것은 단전에 때를 따른다라고 나와있습니다. 때를 따른다는 것은 무엇이냐? 강의에서 채운샘은 전체에서 맥락을 파악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책을 읽는 것도 상황을 판단하는 것도 전체 맥락을 파악하고 따라가야지 지엽적인것에 꽂히면 상황에서는 망동하게 되기도 하고 책을 읽어나가는게 어렵다고 합니다. 전체를 바라본다는건 쉬운일이 아닙니다. 과거의 경험이나 현재의 이해득실을 넘어가야만 전체속에서 자신을 바라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걸 넘어가기위해 공부를 지속적으로 수행처럼 해나가다 보면 조금이라도 그 의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왜냐하면 저는 규문에서 주역을 공부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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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4-13 23:10
    어째 저 마지막 문장이 콱~ 꽂힙니다. "저는 주역을 사는 사람입니다"로 변혁되실 손호진 선생님이 그려집니다. 우리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