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

소생 프로젝트 7월 12일 세미나 후기

작성자
혜림
작성일
2018-07-15 17:23
조회
132
2주차에는 카렌 암스트롱의 『이슬람』 3-5장을 읽고 세미나를 했습니다.

  소생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우연히도 ‘제주도 예맨 난민 사태’가 이슈화되었습니다. 이슬람에 대한 무지와 무관심으로 이 공부를 시작했는데 막상 공부를 시작하니 관련 문제를 그냥 지나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 난민 사태 후 무슬림에 대한 혐오 정서를 일으키는 뉴스와 난민들을 퇴출하라는 국민청원도 올라왔습니다. 일부 극우단체가 남성을 혐오하는 페미니즘의 탈을 쓰고 무슬림에 대한 혐오 정서를 이용한 반정부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이 난민 사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양상을 보면서 어쩌면 대부분 편견이 정치적으로 만들어 낸 이미지로부터 생긴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에 섬뜩했습니다. 

  낯선 것을 받아들이는 것은 적대심을 불러일으킵니다. 하지만 낯선 대상을 안다고 해도 이 적대심은 사라지지 않고 대상을  옮겨갈 뿐입니다. 저는 이슬람을 공부한다는 이유로 이슬람과 반대되는 세력을 ‘나쁜 놈’으로 인식하면서 책을 보고 있었습니다. 선악으로 나누는 이분법적 인식의 틀 안에서 맴돌며 또 다른 선악 시비를 만들어 내고 있었던 것이죠. 지난 주 채운 샘 강의에서 사람들이 낯선 것을 받아들일 때 두 가지 반응양식을 보인다고 하는데, 하나는 두려워하거나 공포스러워 하고 다른 하나는 미화하거나 낭만화한다고 합니다. 이렇듯 우리는 이 양단 사이를 오가면서 낯선 것을 받아들입니다. 사유의 틀을 완전히 깨지 않고서는 낯선 것을 제대로 받아들일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이런 이유에서 인지 『이슬람』을 읽고 난 후 기존의 인식체계를 넘어서려면 어떻게 해야하는 것인지, 낯선 것을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무엇인지와 같은 ‘타자’에 관련된 여러 질문이 생깁니다.

  『이슬람』에서 카렌 암스트롱이 종교학자로서 이슬람을 이해하려는 태도와 이슬람이 다른 종교와 사상을 받아들였던 태도가 기억에 남습니다. 카렌은 무슬림이 폭력적이고 극단적인 행동을 하는 심리구조를 인과의 맥락에서 이해하려 합니다. 근대화 체제의 공격으로부터 느꼈을 무슬림의 절망감과 공포를 이해하고 테러리즘을 이 정서로 인한 반응으로 파악합니다. 그리고  카렌은 이 절망감을 공감하면서도 동시에 이 정서가 이슬람 종교전통을 왜곡시켰다고 말합니다.

  이슬람이 폭력적이라는 편견은 무슬림 중 소수인 원리주의자의 모습에서 온 것입니다. '원리주의는 근대화에 따른 문제에 대응하여 전통을 지키려고 하는 주요 종교에서 일어난 전 지구적 현상이라고 합니다. 본래 원리주의 운동의 취지는 전통에서 영감을 얻으려는 것이지 세월을 거슬러 가자는 것이 아니라고 합니다.' 그러나 그들의 호전적인 모습이 문명화되지 못한 모습으로 비치면서 폭력을 수반한 보수적인 집단으로 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무슬림은 자신과 다른 것을 받아들이는데 수용적인 자세를 갖고 있습니다. 심지어 이슬람 제국을 침략한 몽골에게서도 자신들이 부족한 점을 배우려고 합니다. 이슬람은 그들의 공동체, 움마를 중심으로 신앙의 정체성을 증명합니다. 이 움마의 특징을 보면 그들이 좀 특별해 보이기도 합니다. '움마에 속하는 사람들은 이슬람교로 개종할 것을 아무도 강요받지 않았다고 합니다. 당시 아라비아 사회에서 혈연이 아니라 이데올로기를 공유한다는 점에서 움마는 혁신적인 것이었으며 획기적인 초부족 연합체였습니다.'

  이번 세미나를 하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했던 것은 이슬람이 다른 종교 및 사상과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것입니다. 더불어 지난주 채운 샘께서 언급하신 '왜 자본주의는 상인의 종교인 이슬람이 아닌 기독교와 결합을 했을까?' 라는 질문의 실마리를 찾고자 했습니다. 그러나 한 권의 책만으로 찾을 수 있는 단서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 중 이슬람이 자본주의와 결합하지 못한 이유로 언급된 내용을 정리해 보면,
  1. 개인주의화되고 과잉된 욕망을 중시하는 자본주의와 다르게 무슬림은 움마를 중심으로 자신의 욕망이 신의 욕망이라고 생각하며 금욕적인 생활을 했기 때문이다.

  2. 자본주의(민주주의)는 표면적으로 차이를 인정하지만 하나의 이데올로기로만 묶여야만 하는데 움마는 다원화된 이데올로기를 인정하기 때문이다.

  3. 자본주의는 유토피아적인 삶을 꿈꾸며 살고 이슬람은  현실 정치를 변화시키는  삶을 살기 때문이다.

  다른 종교와의 차이를 더 알기 위해서는 움마가 유지될 수 있었던 철학을 더 살펴 볼 필요성이 있을 것 같습니다. 무슬림은 개인의 정체성을 공동체 속에서 고민하고 그 안에서 이슬람적인 것은 무엇인가를 찾았습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나만 잘살자고 욕망을 합리화 하며 살아가는 자들에게 이슬람은 어떻게 현실을 타자와 함께 살 것인가를 고민하게 만들어 줍니다.


영화 후기... To be continued ...
전체 3

  • 2018-07-15 19:16
    저희는 이슬람이라는 낯선 사유를 미화하는 방식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은데 말이죠. ㅋㅋ 확실히 이슬람은 난민이나 페미니즘 등 지금 화제가 되는 여러 문제들을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지점을 제시해주는 것 같아요. 하지만 카렌의 이슬람은 이슬람의 매력을 보여주면서도 어딘가 간질간질거리는 부분이 있었어요. 이 부분을 어떻게 긁어나갈 수 있을지 같이 고민해요!

  • 2018-07-16 15:01
    타자와 함께! 다원화된 이데올로기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하는 과제가 있군요. 혜림 쌤의 진지함이 푱푱푱! 살아나는 후기! 잘 읽었습니다.

  • 2018-07-16 18:28
    이슬람에 대해 모르는 게 정말 많은거 같았던거 같아요. 낯선 것을 이해한다는 것은 무엇인지, 우리는 ‘타자’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었는지 돌아보게 만드는 시간이었습니다. 후기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