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리학 세미나

<명리학 세미나 > 4월 8일 수업 공지 및 정리

작성자
배현숙
작성일
2020-04-02 09:30
조회
95
 

명리 공부를 할 때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할 것은 좋고 나쁨을 구별하는 것입니다. 어떤 사주는 좋고 어떤 사주는 나쁘다는 생각은 각자의 욕망에 따라 나온 ‘부적합한 인식’이죠. 사주에 어떻게 좋고 나쁨이 있겠습니까. 명리 고서를 읽다 ‘아름답다, ~해서 사주가 청해졌다’는 표현만 나와도 눈이 번쩍 뜨이고 귀가 솔깃해지는데요, 바로 그 때 내 안에 숨어있던 탐욕의 면면을 보게 됩니다. 命이란 하늘이 부여해준 일종의 조건입니다. 저마다 타고난 한 생의 시간표인 것이지요. 각자에게 음양오행의 기운이 고르고 화평하게 배속되었다면 사람으로 태어나 아무런 할 일이 없을 것입니다. 주역의 마지막 괘가 왜 ‘水火旣濟’가 아니라 ‘火水未濟’인지 다시 한 번 새겨봅니다. 불교는 ‘번뇌의 자리가 깨달음의 자리’라고 말합니다. 사람들이 저마다 편고하고 허결하게 가지고 나온 기운이 있기 때문에 한 평생 기울어진 기운의 균형을 잡아보려 배우고 애쓰며 사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사주 여덟 글자를 살피는 일도 각자에게 주어진 기운의 세기와 흐름을 살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어떻게 해야 균형과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 보아야겠지요. 그런데 처음 이 공부를 시작할 때는 하나를 알면 거기에 맨 먼저 자신의 욕망을 투여합니다. 에구, 이게 없네, 저건 또 왜케 많댜, 그쪽이 아니라 이쪽으로 흘러가야는디... 하다가 참 팔자 드럽게 타고 났네, 에혀~~~ 끝내 한탄하며 ‘팔자 타령’을 하게 되죠. 실망과 자만 사이를 오르락내리락하며 있는 것에 교만하고 없는 것에 집착하는 삶, 이게 딱 우리네 삶의 모습 아닙니까? 숱한 명리의 고서들이 왜 그렇게 한결같이 대자연의 이치, 이 쉽고도 단순한 음양의 이치를 그토록 강조했는지 이제 조금 알 것도 같습니다만.

 

오늘부터 사주 간명(통변, 감명, 간명 다 비슷한 말입니다.)실습(?)을 시작했습니다. 초짜들끼리 하는 실습인지라 눈꼽 만큼 뵈는 것만 가지고, (우리끼리) 도토리 키 재듯 떠들어대는 것이니, 이것을 ‘실체화’하면 안되겠죠? ㅎㅎㅎ 제가 알기로는 일선에서 실관하시는 분들도 자신이 실관한 내용을 쉽게 공개하지 않습니다.(물론 그것이 자신만의 비법내지 무기(?)라고 생각해서 그러기도 하겠지만) 대자연의 이치를 말하는 일이란 언제나 조심스럽기 때문이겠죠. 우리는 인간으로서의 조건과 한계를 넘을 수 없습니다. 그러니까 어떤 경우에도 자신이 보는 것을 ‘절대화’하면 안 된다는 것이죠. 따라서 어떤 것도 옳고 그르다 할 수 없으니 자기가 아는 만큼, 보이는 만큼만을, 자신만의 ‘관점’에서 성실하게 이야기 하면 되겠지요. 더구나 우리는 초짜들이니 틀린들 누가 뭐라겠습니까? 어디까지나 실습이라는 점! 함께 공부하는 동학들끼리 자신의 사주팔자를 안주 삼아 펼쳐놓고 수다 떨 듯, 넘치고 부족한 기운을 어떻게 덜어내고 채워갈 것인가 고민해보는 시간쯤으로 여기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 공부는 처음도 음양이고 마지막도 음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우주만물의 생성변화의 법칙이니까요. 이제 겨우 시작이니 더듬거리며 천천히 가고 있지만 그래서 더더욱 이 점을 잊지 말고 떠올리는 일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사주를 볼 때 財官의 모양을 보는 것이 사주의 전부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세상에서 살아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이 사회적인 활동, 인간관계이고, 재성은 그것들을 운용해나갈 도구이니 그렇게 말하는 것이겠지요.(게다가 재관은 사회의 기반이 되는 가족관계가 나타난 곳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것들에 관심을 기울이는 더 중요한 이유는 財官이 음양과 오행의 운동을 가장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겠죠. 내가 극하는 것과 나를 극하는 것, 이 팽팽한 힘 싸움에 일간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를 보면 삶의 양상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물론 다른 육친적 요소들도 그들 나름대로 매우 중요합니다만, 오행의 기운은 모든 육친에게 골고루 배분되지 않습니다. 어느 한쪽이든 기울게 되어있죠. 木火가 강하면 金水는 약하게 되어있습니다. 火土와 水木의 관계 또한 그렇지요. 그래서 바다에서는 거북이가 빠르고 육지에서는 토끼가 빠릅니다. 다 자기의 旺한 기운을 이렇게저렇게 운용하며 살아가지요. 생각해보니 이 우주에 부족이란 없는 것 같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기운을 어떻게 펼치느냐하는 ‘역량’만 있을 뿐!

 

적천수에 나와 있는 사주 예제들을 보실 때는 일단 해석을 먼저 읽지 마세요. 자신이 아는 만큼 이렇게저렇게 궁리해봐야 어떤 점에서 잘못 해석했는지, 어떤 점을 더 공부해야 하는지가 보입니다. 명리 공부는 실제 사주를 누가 더 많이 경험하느냐하는 데서 판결이 난다고 합니다. 많이 보고 많이 틀려야 그만큼 더 많이 알아집니다.(많이 들어보셨죠? 예전에 선생님들이 문제집 풀 때 강조하셨던 말인데... ㅋㅋㅋ 참으로 진리의 말씀입니당!^^)

적천수의 사주예제, 친지의 사주로 실습을 많이 해보시기 바랍니다.

 

◈ 다음 주에는 코로나로 ‘자가 격리’를 철저하게 실천하셨던 선생님들 얼굴을 꼭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다음 주 사주 간명은 선생님들의 의견에 따라 자율적으로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승우쌤이 해보시기로 하셨죠? 기대 만땅입니당!ㅎㅎㅎ

◈ 이번 주 간식과 후기는 우리 이쁜 미숙쌤이 아주 깔끔하게, 부지런하게, 버얼써 올려놓으셨네요. 고맙습니다.

◈ 다음 주 간식과 후기는 김현정 쌤께서 맡아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 완연한 봄기운 만끽하시며 旺한 木의 운동에 기대어 쑥쑥 정진하시는 나날 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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