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탁마 NY

절차탁마NY 에세이 발표 후기입니다.

작성자
희진
작성일
2021-01-01 13:30
조회
333
지난주 토요일, 1년을 마무리하는 니체팀 마지막 에세이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번 학기 에세이는 다른 학기와 좀 다르게 진행되었는데요. 각자 니체의 책 중 하나를 골라서 10주 동안 하나의 에세이를 작성하는 과정을 거쳤어요. 매주 에세이 주제부터 조금씩 써 간 글을 학인들과 채운샘으로부터 코멘트를 받아 수정하는 작업을 거쳤죠. 그래서 이번에는 모두 자신의 문제를 보다 깊이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아요.

벌써 기억이 가물가물 하기는 한데요. 특히 이번에는 2주로 나눠서 발표를 해서 첫 주에 했던 샘들의 발표는 더욱... 그렇지만 모두 각자의 문제지점을 조금씩 넘어갔다는 점에서 도반으로서 기쁨을 함께 느꼈다는 점은 분명히 기억합니다.^^

글이 차분해졌다는 얘기를 들으신 율샘, 남들로부터 인정이 아닌 스스로 신뢰하기 위해 고투하는 모습이 느껴졌어요. 현주샘은 모든 인용텍스트를 그냥 인용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해석해내려고 하고 자기 문제에 적용하려고 한 데서 채운샘이 극찬하셨죠.^^ 저는 아직 그 부분이 부족한지라 현주샘이 어떻게 글을 전개하고 있는지 다시 읽어봤어요. 많이 배웠고 앞으로도 배워야겠습니다! 설샘은 ‘나’가 허상임을 깨닫는 과정을 보여주셨는데요. 그 과정이 정말 자신과 싸우고 있다고 느껴졌어요. 정말 고정된 ‘나’를 놓는 것이 제일 어려운 문제인데요. 어려운 문제와 싸우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타인을 나와 동일시하려는 욕망과 이와 다르게 타인을 사랑하는 것은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해주신 고은샘, 차라투스트라에게 죽음이란 자신의 말을 잃은 것이라는 새로운 해석을 보여주신 경희샘, 최근 경험한 큰 사건을 통해 한걸음 더 나아간 사유의 길을 내신 난희샘, 감동이었습니다.^^ 원한이라는 자신의 병과 그것의 기원을 찾아봄으로써 다르게 보려고 했던 민호샘.

짧게 쓰려고 했는데 점점 길어지네요.^^ 그래도 샘들에 대한 애정으로 한줄씩은 쓰고 싶네요. 코로나 현장점검으로 거의 수업에 못나오신 승연샘, 그 와중에 자신의 문제를 고민하고 에세이 발표까지 함께 해서 감동이었어요. 자신의 애착, 특히 순수한 가치에 대한 애착을 의심하고 글을 풀어나가신 나영샘, 논증을 통해 자기식으로 글을 소화해 나갔다는 평가를 받으셨죠.^^ 자신의 도덕을 관계안에서 바라보고 생명의 본성에 따라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해주신 정아샘, 대립되어 보이는 도덕과 욕망의 충돌을 문제 삼으신 은옥샘, 풀리지 않는 문제에 속상해하기도 하셨지만 이번 기회가 샘에게 자양분이 되길 응원합니다! 자신을 다각도로 진단해보지만 실험에 있어서는 주저하는 듯 보이는 건화샘, 전 나영샘이 건화샘의 팬이라는 걸 이번에 알았는데요.^^ 건화샘의 글과 코멘트에 저도 여러번 자극을 받고 도움이 되었어요. 건화샘의 실험을 소리 높여 응원합니다!^^

글을 쓰니 샘들에 대한 애정이 더욱 생기네요. 샘들의 글과 고민들을 환기하면서 그것들이 모두 나 자신의 문제이구나, 우리 모두의 문제이구나 라고 진하게 느꼈기 때문일 거예요. 도반을 통해 나의 문제를 보고 도반이 그 문제와 싸우는 과정을 보면서 나의 인식도 나아가는 것 같아요. 서로의 싸움에 도움이 되는 도반들^^ 감사합니다!(에세이후기 쓰는게 나에게 이롭네요^^)

이번에 저는 강함과 약함에 대한 저의 관념을 짚어보았는데요. 글을 쓰면서 니체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는 것에 설레임과 감사함이 느껴지더라구요. 물론 힘든 적도 많았지만^^ 니체를 통해 다르게 사유할 수 있다는 것을 조금은 경험한 것 같아요. 니체, 땡큐^^

채운샘의 코멘트 중 인상 깊었던 것은 생명의 본성이 싸우고 부딪히는 것이기 때문에 남들과 부딪히는 게 힘들어도 그게 우리에게 힘이 된다는 거예요.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 나를 있게 한다는 거죠. 내가 힘들의 복합체이니 외부의 힘들이 분명 나를 살아가게 하는 것이겠죠!
요즘 저는 회사직원들과 관계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데요. 거리를 두는 게 좋다고 판단하여 그렇게 하고 있는데 이것이 단지 부딪힘을 겪기 싫어서인지 의심하게 되네요. 잘 싸우는 게 뭔지 무엇이 나에게 이로운지 고민해보겠습니다!
채운샘의 인상 깊었던 또 다른 코멘트가 무엇이 나에게 이로운지 계속 질문하면서 살라고 하는 거였거든요. 니체가 말하는 나에게 이롭다는 것은 생명의 본성에 부합하는 것일텐데요. 어떤 것이 나의 힘을 확장하는 것인지, 나와 삶을 긍정하는 것인지 계속 질문을 안고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왜 이렇게 글이 다짐조로 써지는지. 새해가 시작되는 날이라 그런가^^)

이제 마지막입니다! 율샘이 제가 가지고 있는 비슷한 고민거리를 질문해주셨어요. 니체를 공부하니 이 관점으로 사람들을 평가하게 된다고. 저도 회사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보고 ‘아, 저런 약자의 모습이라니.’하고 가끔씩 경멸심이 올라오는 거예요. 채운샘 왈, ‘그건 아직 공부가 설익어서 그렇다! 공부는 자기를 낯설게 보기 위함이다.’  음.. 설익은 공부로 남을 재단하고 그러지 맙시다!^^ 설익은 공부가 제일 위험한 것 같아요. 공부는 죽을 때까지 해야 하는 것 같아요. 공부가 곧 이행하는 나이고 삶인 것 같습니다. 채운샘은 공부를 일상으로 만들라고 하셨는데요. 매일 30분씩이라도 공부하는 것을 루틴으로 만들라고 하셨죠. 스스로에게 부과하는 루틴! 서로 도반들의 도움을 받아 루틴을 만들어봅시다.^^ 모두들 해피뉴이어!
전체 7

  • 2021-01-02 08:53
    '^^'이 총 13번 나오는 놀라운 후기입니다ㅋㅋㅋ
    꼭 웃음 표시가 없더라도 샘의 명랑하고 가벼운 상태가 묻어나네요!
    단단하고 촘촘한 에세이 잘 읽었습니다~~ 루틴 만들기 저도 동참합니다

  • 2021-01-02 14:22
    제 이름도 꽤 많이 나와서 뜨끔뜨끔하며 재밌게 읽었습니다. ㅎㅎ
    새해 첫날 1년의 공부를 정리하는 글을 쓴다는 것, 의미있고 고귀한 일처럼 느껴져요.
    내년에도 각자의 자리에서 애쓰며 살기를, 건투를 빕니다. ^^

  • 2021-01-02 18:18
    희진샘 '아, 바쁜데 또 후기까지 쓰라네. 어쩔 수 없지 뭐' 이렇게 생각하다 화들짝 놀라서 후기 쓰신 건 아니시죠?ㅎㅎㅎ 에세이 발표 이후로 1일 1희진샘에세이 읽기를 하고 있습니당ㅋ 훌륭한 에세이를 선물해주심에 감사드려요. 샘의 새로운 욕망이 무엇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어떤 루틴을 만들어 가실지 그것도 궁금하네요.

  • 2021-01-02 18:58
    후기에서 희진샘의 자분자분하고 귀여운 말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 니체를 통해 다르게 사유할 수 있다는 것을 조금은 경험한 듯 싶습니다. 니체 땡큐 ^^' 이 대목에서 빵 터졌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희진, 땡큐^^

  • 2021-01-02 23:39
    오늘 샘의 새로운 욕망이 만천하에 공개되며 '배신자' 도장이 찍히긴 했지만, 그래도 토요일은 규문데이로 삼으시겠다고 하셨으니 기대하고 있을게요!ㅎㅎ샘의 토요 루틴을 응원합니다!

  • 2021-01-03 17:32
    와~ 이제서야 읽었어요. 멋진 에세이에 이어 이렇게 정성스러운 후기라니요. 선생님들의 에세이 한 편 한 편이 다시 떠오릅니다.
    저도 늘 스스로 약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약함에 대해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신 선생님의 글이 정말 흥미로웠습니다. 감사히 잘 읽었어요 :)

  • 2021-01-06 09:19
    정성이 뚝뚝 뭍어나는 후기 감사합니다 희진샘~~ 선뜻 쓰겠다고 해주시고 이렇게 이로운 후기를 써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신축년의 복은 희진샘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