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나카지마 아쓰시

나는 이 세상에 태어나서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한층 더 막막해지기만 하는 어린아이 같다.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이 세상에서 보는 것과 듣는 것, 이런 생리의 형태와 성장 과정, 그리고 품위 있는 척하는 삶의 겉모습과 야비하고 광기 어린 그 밑바닥의 대조적인 모습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나하고 친해질 수 없는 것들이다. 나는 나이를 먹을수록 점점 더 벌거숭이, 멍청이가 되어가는 기분이다. 어린 시절 “너도 크면 알 거야”라는 말을 자주 들었지만 그 말은 진짜 거짓말이다. 나는 점점 더 모르는 게 많아질 뿐이다… 정말 불안하다.
하지만 이 때문에 삶에 대한 나의 호기심이 사라지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난 다 경험했지. 모르는 게 없어. 이제 더 이상 인생에서 배울 건 하나도 없지.” 이런 얼굴을 한 노인들이 세상에는 꽤 많다. 도대체 어떤 노인이 인생을 두 번이나 경험했다는 말인가? 아무리 나이가 많아도 앞으로의 삶은 다 처음 경험해보는 일일 것이다. 나는 다 아는 듯한 얼굴을 한 노인들을 경멸하고 혐오한다. (내가 지금 노인은 아니지만 만약 나이를 죽음과 친한 걸로 계산한다면 결코 젊지 않을 것이다.) 호기심이 없는 눈도 싫고, “요즘 젊은 애들은”이라며 다 알고 있는 듯한 말투(이 행성에서 기껏해야 이삼십 년 빨리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로 자신의 의견에 존중할 것을 강요하는 듯한 말투)도 혐오스럽다. “호기심으로 얻은 것을 자만심으로 잃어버렸다.”(파스칼, <팡세>) 나는 병에 시달리고 있지만 호기심이 사라지지 않은 게 기쁠 뿐이다.
-<빛과 바람과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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