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 재닌 M. 베니어스

대자연의 무궁한 신비에 대한 원주민들의 반응은 신성한 지역을 따로 두는 것이었다. 즉 사냥할 수 없는 계곡, 낚시해서는 안 되는 강, 결코 잘라서는 안 되는 나무숲 등이 있었다. (…) 생물다양성은 우리가 정착한 땅, 즉 도시의 숲, 교외 녹지, 농장, 방목장 안에서, 우리에게 달려 있다. 우리는 이러한 지역에서 자연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삶이 다른 종의 삶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웬델 베리가 말한 것처럼, 문제는 자연을 어떻게, 얼마나 많이 사용해야 하는가이다. 다시 한 번, 우리의 행동은 우리가 아는 것이 거의 없다는 점을 인정하는 겸손함에서 나와야 할 것이다. 두 손가락으로 집을 만큼의 보통 흙에 4000~5000종의 박테리아가 들어 있으며, 그 대부분은 아직 명명도 안 되었고, 토양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는 더욱 모른다. (…)
사냥, 채집, 낚시 등에 직접적으로 의존하는 원주민 문화는 생산물과 근원지를 모두 존중하는 행동규범을 따른다. 알래스카 원주민과 함께 살고 사냥했던 민속지학자 리처드 넬슨에 따르면, 그들 사회에는 사냥꾼들로 하여금 그들이 먹고 사는 동물에 예를 갖추도록 하는 수백 가지 규칙과 관습이 있다고 한다. 알래스카 원주민인 코유콘 사냥꾼은, 사냥이란 동물이 자신을 주거나 주지 않는 것이라고 믿어, 사냥의 성공은 사냥꾼의 솜씨와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사냥꾼은 곰을 잡아 집으로 돌아와서 “내가 굴에서 무엇인가를 발견했다”와 같이 아리송하게 표현하지, 동물의 죽음 자체를 드러내며 으스대지 않는다. 죽은 곰을 도살할 때도 엄격한 격식을 따르는데, 먼저 곰의 눈을 길게 째서 곰의 강력한 영혼이 사냥꾼이 실수를 저질러도 볼 수 없게 한다. 이러한 제식에서 어긋나거나 필요 이상으로 살상하거나 사냥감의 작은 일부라도 낭비하는 것은 엄하게 금기시했다. (…) 이러한 보존 윤리의 일부는 생태학적 지식에, 또 다른 일부는 지구가 알고 있다는 코유콘 족의 믿음에 토대를 두고 있다고 한다. 넬슨은 한 노인에게서 들은 말이라며 이렇게 전한다. “자연은 알아요. 자연에 잘못을 저지르면 자연 전체가 알아요. 자연은 자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느껴요. 모든 것이 땅 밑에서 어떻게든지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 같아요.”
-<생체 모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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