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글쓰기

10.17 수업 공지

작성자
수경
작성일
2016-10-13 15:32
조회
3505
지난 시간에는 처음으로 채운쌤과 함께 합평을 진행했습니다. 지난 3주간 함께 쓰고 이야기하면서 미처 다 알지 못한 부분들, 무심코 넘어간 부분들을 듣고 묻는 시간이었죠. (권경덕 선생님, 이런 날 빠지심 손해랍니다 ㅎㅎ 담번에는 꼭!)

자세한 후기는 미영쌤께서 조만간(꼭!) 올려주시겠고, 전 몇 가지 공지 정도를 해둘게요.

하나. 공통과제의 형식을 통일합니다. 매주 읽은 범위 내에서 문제적인 대목, 인상적인 대목을 골라(두세 문단 정도 길이면 될 것 같습니다) 일단 옮겨적고 그에 대한 논의를 전개해가는 방식이에요. 처음으로  글을 쓸 때는 아무래도 개인적 이야기를 고스란히 대입하거나 아니면 읽은 내용을 요약하는 것에 그치기 십상이죠. 그러기보다는 범위 안에서 키워드를 잡아 그것을 하나의 토픽으로 풀어내는 방식, 자기 일상에서의 이야기를 가져올 수는 있되 텍스트의 키워드를 풀이하기 위해 사용하는 연습을 하셔야겠습니다.

둘. 경전에 나오는 구절이나 단어들을 별다른 해석 없이 남발(?)하는 경우가 종종 있지요. 하나하나 따져 물어야 할 부분에서, 차분하게 멈춰 설명하기보다는 마치 그 개념들을 이미 다 알고 있는 것처럼 사용합니다만, 글 안에서 개념이 사용된 맥락을 보면 썩 잘 이해하고 있지 않았을 수 있다는 게 드러나는 경우들^^; 매번의 공통과제에서는 바로 그 개념들 하나하나를 내 식으로, 내가 해온 공부와 했던 경험과 이런저런 추리를 총동원해 풀어내도록 합시다.

셋. <디가니까야>는 초기 경전인 만큼 당시 인도에서 붓다의 사상이 어떤 정치적, 철학적 배경  위에서 형성되었으며, 어떤 영향력 내지 위험성 등등을 가지고 있었는지를 짐작케 한다는 게 채운쌤 설명이었습니다. 이를 염두에 두지 않으면서 무턱대고 경전의 계행이라든지 바라문과의 대화 등등을 보려고 하면 그 내용이 잘 이해되지 않을 수 있다는. 앞으로는 서둘지 말고, 지치지 말고, 더욱 천천히 / 꼼꼼히 읽어나가야 할 듯해요. 수행하는 마음으로~

넷. 붓다 또한 경계한 바대로 우리가 가르침을 도그마화하고 있는 게 아닌지 읽고 쓰는 내내 주의해야겠습니다. 걍 닥치고 한다, 이것만이 도그마화가 아니죠.  채운쌤 말씀에 의하면 경전을 현재화하지 못하는 것, 내 삶에서 그것을 보고 사유하지 못하는 것, 그것이 경전을 도그마화하는 것이라고 해요. 가령 출가를 해 고귀한 삶을 얻고자 했던 당시 붓다의 제자들을 보면서, 우리는 우리 시대에 출가란 어떤 것일 수 있는지, 고귀한 삶이 무엇인지를 묻고 상상해야 한다는. 공부하기 위해 모인 이 사람들의 경우, 출가를 어떻게 이미지화할 수 있을 것인가...

자, 대략 이런 점들에 유의하면서 심기일전~ 담 시간에는 6, 7경 함께 읽고 만납니다. 공통과제도 물론 ^^
(새로 오신 김범회 선생님, 일단 첫 번째 공통과제인 관계로 하실 수 있는 만큼 해오심 그걸로 함께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넘 부담갖지 마시길 부탁^^;)
간식은 보리쌤께 부탁드렸습니다.
그럼 담 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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