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글쓰기

11.21 셈나 공지

작성자
수경
작성일
2016-11-17 13:14
조회
3496
지각하신 미영쌤과 결석하신 은하쌤 덕에 조촐하게 시작해 마지막에는 푸지게 밥을 먹으며 끝낸 세미나였습니다^^;
다른 것도 아니고 불교 공부인데, 우리 지각과 결석은 피하도록 해요. 그리고 공통과제! 나름 글쓰기 프로젝트인데 과제를 안 해와서야 면이 안 서지요ㅎㅎ
각자 마주하고 있는 자기 벽을 보고 이렇게 저렇게 그걸 넘어보려 애쓰시면 좋겠습니다.
같은 말을 반복하고 있다고 느끼는 분, 할 말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 떠오르는 바를 어떻게 풀어내야 할 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분 등 우리 각자가 처해 있는 상황들이 있지요.
해법이야 각기 다르겠습니다만 아무튼 모두에게 해당되는 건... 어찌되었든 꾸역꾸역 읽고 써야 한다는 것.
멈추지 않고 쓰고 있는 와중에 헤쳐갈 방도란 것도 겨우 조금 보이지 않겠는가 싶습니다. 다들 이미 아시겠지만요ㅋ

지난 시간에는 10경 쑤바의 경, 11경 께밧따의 경을 함께 읽고 써와서 이야기 나눴습니다. 현옥쌤과 제가 10경으로 과제를, 은남쌤과 보리쌤께서 11경으로 과제를 해오셨어요.
그런데 문득 든 생각이... 과제도 세미나 시간 동안의 토론도 경전의 말씀과 개념들에 좀 더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거였어요.
가령 11경에서 께밧따가 신통의 기적을 물은 데 대해 붓다는 그 단어를 그대로 가져오되 전혀 다른 말씀을 해주시죠. 그렇다면 '신통'이라는 것, '기적'이라는 것이 각자에게 어떤 의미로 사용된 단어인지를 따져보고, 이를 바탕으로 붓다가 다시 논하는 계정혜를 해석해보면 좋겠지요. 책에 좀 더 집중하지 않으면 세미나에서도 아무래도 다소 붕뜬 이야기를 주고받게 되기 쉬울 것 같아요.
노파심으로 드리는 말씀인데, 불교의 가르침과 우리 삶을 엮어서 사유해봐야 하는 것은 정말 맞지만, 그게 각자의 일상과 고민을 풀어놓는 와중에 그 이야기들을 불교 용어로 살짝살짝 바꿔 말하는 걸 의미하는 건 결코 아니지요.
제가 쑤바의 경을 읽으며 문득 했던 생각이 그거였어요. 하나의 사상을 이해하고 또 말하는 데 있어 비유법이 갖는 의미가 뭘까(워낙 비유가 많이 나오지요. 에메랄드, 누각, 나팔수...), 이런 걸 생각하다 보니,  정확하게 이해하고 고민한 데서 나온 비유가 아닌 한 정작 핵심을 왜곡시키거나 납작하게 만들어버리기 참 쉽겠다 하는 생각이...
우리도 그럴 때가 종종 있지요. 책 읽고 이야기하면서 자기 식으로 온갖 예를 가져다 쓴 뒤 그것을 이해했다고 오해하는 것. 그런 것도 일종의 게으름이 아닌가 싶었답니다.
우리 모두 각자의 게으름을 타파해봅시다.

자, 다음 주에는 12, 13경. 그러니까 1품의 끝이네요. 이제 드디어 반복되던 계정혜가 끝나는 건가요ㅎㅎㅎ 모두들 열독하시고, 각자의 자리에서 충실한 글 써오시길 바랍니다.

이번 주 후기는 은남쌤. 어여 올려주셔요.
담주 간식은 미영쌤. 잘 부탁드립니다.
그럼 모두들 담주 월요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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