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탁마M

5월 23일 절탁 M 후기와 공지

작성자
락쿤
작성일
2017-05-29 14:13
조회
355
너무나 늦은 후기, 이제서야 올립니다ㅠㅠ;  그 때 그 생생한 느낌들은 어디로 갔을까요?

인상적인 내용만이라도 조금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11세기 중엽, 봉건사회는 인구가 증가하고 지리적 연구도 한창이었습니다. 사료만 놓고 추론하는 역사연구가 대부분이었다면, 블로크는 직접 걸어 다니면서 조사했다고 합니다.

서유럽은 당시 땅이 아주 척박했다고 해요. 그래서 이주하는 떠돌이가 많았습니다. 노면상태도 좋지 않아 노새나 말을 이용하기보다 보행하는 자들이 많았습니다. 상인들은 몸소 산을 넘고 물을 건너다니며 이곳저곳을 떠돌아 다녀야 했습니다. 성직자들은 마음에 드는 스승을 찾아 유럽을 온통 돌아다녀야 했습니다. 이것은 하나하나가 원정과 같았고 일대 모험을 방불케 했습니다. 흥미로운 건 당시 사람들은 빈번한 단거리를 왕래할 때 망설이곤 하지만, 멀리까지 이주할 때는 절박함 때문이지 별로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아주 가까운 두 개의 취락 사이에서는 사람들의 교류가 훨씬 소원했다고 합니다.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보다 멀리, 또는 떠돌면서 만나 사이가 더 가깝고 또 우연히 만난 사람에게 의존하기도 했다니 조금 생소하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사람관계가 거리상 가깝고 먼 것과 상관없어 보입니다.

이번 <봉건사회>를 읽고 가장 흥미로운 주제는 단연 ‘시간’에 대한 이야기였는데요. 봉건사회 당시 시간에 대한 생각은 매우 모호하고 불명확했습니다. ‘그동안’, ‘조금 후에’ 등과 같은 표현들이 많았고, 오늘 날처럼 시간을 몇 분단위로 쪼개거나 정확하게 세분화하지 않았습니다. 채운쌤에 의하면 그들이 시간에 대해 불명확한 것은 우리 기준으로 봤을 때 그런 것이고, 그들에게 있어서 시간은 다층적이었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게는 시간의 척도가 분명하게 있지만, 그들에게 있어 시간은 누군가 ‘시작’이라고 선언할 때에만 시간이 시작하고 끝이 나게 됩니다. 매번의 다양한 시간들이 존재하는 것이지요.

이들의 삶의 양상은 지금 우리들의 삶의 주기와 현저히 다릅니다. 우리는 한 주가 지나면 또 다른 월요일이 찾아오는 것처럼 보편적 리듬, 시간을 반복하고 있지만, 그들은 시간이 시작하고 끝나는 싸이클이 중요했습니다. 즉 그들은 시작하는 시간, 매번 새롭게 셋팅하는 시간이 중요했습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시간을 반복하고 패턴화하는 조직된 시간을 갖는다면, 그들은 시간을 종교적 조직, 집단성의 조직이라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는 시간을 어떤 목적성과 관계시킵니다. 하나의 척도로 노동을 시간화하고, 인간의 감정 또한 시간화합니다. 이런 방식의 시간개념은 고작 몇백 년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하니 우리는 어쩌면 이상한(?)방식의 시간을 사유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캔터베리 이야기>

세미나 하신 모든 분들의 공통된 의견은 ‘소설의 전반부와 후반부의 구성이 다르다. 전반부가 훨씬 인간의 욕망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어 재미있었다. 반면에 후반부는 설교적이고  교훈적인 마무리다’라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뒤편으로 갈수록 독자의 긴장감과 몰입을 앗아가는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초서는 이러한 이야기 형식에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걸까요? 그리고 이 이질성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이 부분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었습니다만...(자세하게 정리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영문학 안에서는 ‘초서가 없었다면 셰익스피어도 없었다’고 평가합니다. 초서는 특히 인간의 감정과 욕망을 세세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소설 속 인물들은 가령, ‘어리석은 농부’, ‘이웃집 누구’ 등으로 표현되어졌습니다. 초서의 <캔터베리 이야기>이후, 개개인의 특징을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었던 거죠(‘앞니 두 개의 바스여인’ 등).  우리는 대개 작품의 화자와 저자를 동일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단테의 <신곡>과 마찬가지로 이번 <캔터베리 이야기>에서도 ‘순례자로서의 초서’와 ‘글을 쓰는 시인으로서의 초서’는 그 층위가 달랐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뒤편에 수록된 ‘초서의 고별사’에서도 이 모든 이야기를 철회하겠다고 하는 또 다른 초서가 존재합니다. 서문에 나온 순례하는 초서가 제1의 초서, 이것을 가지고 글을 쓰는 제2의 초서, 그리고 마지막 고별사를 쓰며 철회하는 또 다른 제3의 초서가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많은 의견들이 있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다음 시간은 <봉건사회> 313~484쪽까지 읽어옵니다.

과제는 <가르강튀아>를 읽고 공통과제를 써오는 것입니다.

간식은 락쿤.

곧 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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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05-30 20:56
    아프셨다니 봐드립니다 ㅎㅎㅎ 다음 번 후기를 기약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