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글쓰기

<불교와 글쓰기> 11월 16일 수업 후기

작성자
임성희
작성일
2020-11-19 16:41
조회
3381
 

유마경을 끝까지 읽었다. 유마힐이란 재가거사가 사리불을 비롯한 성문들과 문수사리불에게까지 대승의 가르침을 설하는 경이다. 그는 뛰어난 언변과 화술로 대승이 왜 깨달음의 정수인지를 알려준다. 

그럼 우리의 질문을 중심으로 정리해 보도록 하겠다. 

 

<보살은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윤회를 서원하는데 중생들의 생사유전과 무엇이 다른 것인가.>

우리는 통상 보살은 완벽한 무엇으로 규정하는 습관이 있다. 즉 보살은 완벽하기에 중생과는 차원이 다른 세계에 존재한다고 생각하며 서구의 에 대한 개념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은 우주를 만들었으며 때문에 못하는 일이 없는 존재이기에 신이 만든 우주에 사는 인간과는 같을 수가 없고 같다고 여기는 것은 불경죄(?)를 짓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보살이나 부처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불교에서 특히 대승에서 말하는 보살은 중생과 다른 유일한 점은 의 사유에 있다. 을 기반으로 해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인식하고 아는 것 일뿐이다. 때문에 중생과 다른 삶을 영위하는 것이 아니다. 부처가 열반에 드실 때도 식중독에 걸려 고생하셨고 그로 인해 힘들어하신 것도 만일 중생과 다른 존재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인 것처럼 일상의 삶 속에서 겪어야 할 것들을 겪으셨다. 을 깨달았다 하여 겪지 않는 것이 아니다. 단지 그것에 매여있거나 집착하지 않을 뿐이다. 때문에 중생과 보살은 위계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세가 다를 뿐이다. 특히 죽음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실상 죽음에 끔찍한 죽음이나 불쌍한 죽음이나 행복한 죽음은 없다. 이렇게 분별하는 것은 죽음이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죽음이란 그저 형태의 변환일 뿐이며 그것을 대하는 태도가 좋게 느끼거나 나쁘게 느끼는 것이다. 죽음과 삶은 하나가 끝나고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동시적으로 진행됨을 알아야 한다. 만일 죽음이 없다면 삶도 없다. 죽음을 통해 삶을 인지하는 것과 같이 삶도 죽음을 통해 삶이라 이름 붙일 것이 생기기 때문이다. 

 

 <보살의 자비행>

 자비는 통상 사랑이라는 말로 바꾸어도 같은 뜻이다. 그러나 사랑이라는 말보다 자비는 특히 불자들에게는 친숙한데 자비는 보살들이 행하기 때문이다. 보살은 을 깨달은 이로 자비는 을 기반으로 한 행위이다. 즉 을 기반으로 하지 않으면 자비는 베푸는 것으로 변질되어 위계속에서  마치 나의 손해를 감수하고 너에게 베푼다는 식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위한다는 마음도 없고 준다는 마음도 없이 모두가 인연의 총상이자 별상이기에 경계를 지을 수 없고 나와 너의 구분도 있을 수 없으며 때문에 행하는 모든 것들이 자비일수밖에 없다. 을 실현하는 것이 바로 자비이다.

 

 <불이법문>

유마경을 한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불이법문이다. 이 법문은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여기를 절대적으로 긍정해야 하며 그것들을 통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음을 논리적이고 실증적으로 알려준다. 절대긍정의 기반위에서 깨달음의 길을 구체적으로 일러줌으로 해서 막연한 두려움과 걱정을 덜어주었다. 즉 유위의 세계와 무위의 세계가 따로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도 아니고 서로를 부정해야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일상의 세계와 깨달음의 세계가 따로 존재하지 않고 보살과 중생이 다르지 않으며 누구나 깨달음에 대한 발심으로 이룰 수 있음을 가능성을 알게 해주었다.

 

제가 할 수 있는 내용은 여기까지 입니다. 부족한 부분은 반장님께 부탁드립니다. 
전체 2

  • 2020-11-20 15:41
    무심코 또 보살과 자비, 공 등을 뭔가 특별한 상태라고 떠올리다가 후기 읽으면서 뜨끔뜨끔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성희샘_()_

  • 2020-11-21 09:04
    죽음은 단지 형태의 변환일 뿐인데 죽음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는 왜 두려움 혹은 회피일까요? 삶과 죽음은 동시적으로 펼쳐지는데 우리는 소멸이 아닌 생성, 사라짐이 아닌 나타남만을 붙들려고 해서 그러는 걸가요? 깜-박 명멸하는 빛에서 반짝이는 빛만을 보려고 하는 마음때문에....?!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