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글쓰기

<불교와 글쓰기>10월 25일 4학기 1주차 후기 

작성자
김훈
작성일
2021-10-30 11:10
조회
3053
   오전 명상을 마친 후, 읽고 온 경전으로 세미나를 시작했습니다. 제일 먼저 말문을 연 현숙샘이 "아난다가 들었겠지. 1차 결집 때부터 그러지 않았을까. 문자 없던 시대에..."라고 말하자, 이에 윤지샘이 "시 같이 반복되는 구절이 많고 암송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싸리붓다의 제자들은 이 파트를 외워라. 목갈라나의 제자들은 이 파트를 외워라, 했다는 거예요."라고 말했습니다. 그 밖에는 윤지샘은 500명이 6개월 동안 진행하고 동의되어 전해진 것이라는 것과 아난다가 앞에서 선창하면 다른 사람들이 맞다라고 동의 했다는 등의 이야기를 해주어 다들 머릿속에 당시의 상황을 그려볼 수 있었답니다. 그리고 담마코리아에서 빠알리어로 경전 암송한 것을 들었는데, ‘너무 아름다웠다.’, ‘악센트, 음률이 딱 맞았다.’, ‘그래서 듣는 순간은 이해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원어가 주는 파장이 있었다’는 말을 했습니다.

   이윽고, 현숙샘은 지금 읽는 경전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새김'이라는 말이라며, 알아차림과 혼동되서 어렵다. 차라리 '형성'은 이해가 잘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어지는 말들을 정리하자면, 쌍가마지는 애를 낳아놓고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이 문제가 있지 않냐로 이야기가 길게 이어졌는데요. '이 사람은 생 젊은이다. 논란의 여지가있다.'든가, '아라한이니까. 시대적인 것을 보면 지금처럼 핵가족이 아니고, 대가족이 아이를 책임지는 거니까.'라든가, '쌍가마지는 부자였고, 부모들은 자식이 보고 싶어서 오라고 한 것이지. 부양의 의무를 지우라고 했던 것이 아니었다. 단지 유혹의 수단이었을 뿐이다.'등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이어졌는데요. 모성이나 부성을 당연하게 여기는데, 그건 신화처럼 만들어진 것이 아니냐는 것이었습니다. 핵가족이 되어서 모성이 생긴 것이지. 옛날에는 내 아이가 죽었다고 울고 그런 것이 없었다는 의견도 있었으며, 특히 경아샘이 '내가 가진(모성)이 절대적이 아니라 것을 아는 것이다. 신화적인 것이다.'라는 말이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민호샘은 자신은 공동체에 살다보니 부성, 모성을 가지지 못한 것 같다. 나중에 아파트에 갇혀서 아버지와 함께 지내면서 부성애가 생겼다는 자기 경험담을 이야기했습니다.

   이렇게 경전에 대한 이러저러한 이야기들이 오간 후, 점심시간은 다함께 성대 국수집에 가서 맛난 국수 한 사발씩 하고 산책을 했답니다. 그리고 오후 시간에는 각자가 해온 에세이 주제에 관한 토론이 이어졌답니다.

   제일 먼저 미숙샘은 병과 함께 사는 것에 관해 쓰기로 했답니다. 그런데 샘들의 “1학기 때와는 똑같지 않냐”라는 질문에 미숙샘은 “그 때와는 똑같지 않다. 불교와 만남에서 몸 이야기가 나올지 않을 수 없어 썼던 것이다. 다르게 써보려고 한다. 1학기 때와는 다른 시선을, 이것이 나한떼 가장 큰 문제인 것 같다.”라고 대답했습니다. 병원에 의존하는 질병관리시대에, 왜 요즘 사람들은 질병 없는 몸에 집착하는가를 보면 1학기와는 달라지지 않을까라는 조언도 오갔으며, 병을 실체화시키는 불교에서 병을 대하는 태도가 어떻게 다른가 봐야 된다. 등의 의견이 있었습니다.

   지영샘은 “코멘트 들은 것을 가지고 다시 썼다. 독립에 대해서 도움을 받지 않는 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도움을 받았고, 그걸 의존하지 않겠다는 마음에는 무엇이 있는지, 내 자신이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가 구할 수 없는 집을 구하고 큰돈을 받으니, 이게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샘들이 ‘독립이 뭐라고 생각하냐?’라고 묻기도 하고, ‘경제적 자립이라는 측면에 많이 기울어 있는 것 같다.’, ‘돈에 무게 중심이 가 있다. 자기 돈으로 나오면 자립이고 엄마 돈으로 나오면 자립이 아니라고 생각하는가. 경제적, 정신적 자립을 나누지 마라. 다른 것이 아니다. 자신이 왜 엄마가 준 돈에 비중을 많이 두는 가 생각해보라.’는 현숙샘의 조언도 있었습니다. 그 밖에 샘들의 조언이 이어지는 중에 차라리 '의존에 관해 써라'는, 지영샘이 ‘평소에 공부에 의존한다든가, 그런 측면이 있으니, 의존이 뭔지를 봐라’, 그리고 ‘관념이 너무 많으니 글을 쓸 때 사실만 기술해보라’는 등의 값진 조언들이 이어졌답니다.

   저는 '공부에는 때가 없다'는 주제로 하겠다고 글을 써왔는데, '질문이 없다.'든가. 자신을 합리화하고 있다는 조언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샘들이 '가장 먼저 나에게 공부가 뭔지 물어봐야한다.'. '자기 마음을 미세하게 봐라'라는 조언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미영샘은 공통과제처럼 써온 글은 본인의 에세이와도 연결돼 있다면서 글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는데요. 미영샘은 '기브앤테크미 정신이 투철하다', '원한 이전에 탐심을 먼저 봐야할 것 겉다.' 라는 조언들이 있었습니다.

   호정샘은 주제 정하는 것에 어려움을 호소하며, '에피소드를 가져오려니까. 소소한 것 밖에 없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그리고 본인은 ‘옛날부터 공동체에 대한 로망이 있는데 그런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를 써볼까.’라는 이야기 또한 하였는데요. 거기에 샘들이 ‘공동체를 울타리처럼 생각한 거 아니냐’, ‘자꾸 밖으로 울타리를 세우는 그 안의 통제 가능한 나에게서 안정감을 느끼는 것 아니냐.’ 등의 조언들을 해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민호샘은 채운샘에게 들은 관계에 대한 소유가 뭘까. 고민했다고 합니다. 샘들은 ‘민호샘이 가지고 있는 가정에 대한 표상, 결혼에 대한 표상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집의 문제 이전에 요즘 사람들의 결혼관과 민호샘의 결혼관이 크게 다르지 않는 것 같다’, ‘나는 괜찮은 데 그 사람을 위해 집을 필요하다는 것이 소유 아닌가. 그 사람을 만족시키기 위한 것이지만 나의 기쁨을 그 사람 기쁨과 동일시하기 때문이다’, ‘집이 문제가 아니고 더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등의 조언을 해주셨답니다.

   벌써 4학기가 되었는데, 두 번째로 써야 할 에세이가 다들 만만치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저 번 보다는 양이 적으니, 저는 그걸 위안삼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불교와 글쓰기 샘들 다들 에세이 무사통과 만족스런 마무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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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10-31 21:39
    저번보다는 양이 적다는 큰 위안~~^^을 안고 우리 해보아요!! 12월 마지막 주에 우리 웃어보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