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글쓰기

<불교와 글쓰기>11월 15일 4학기 4주차 공지

작성자
미숙
작성일
2021-11-11 20:19
조회
3164
 

글쓰기팀마다 ‘집’을 주제로 한 글이 한 편씩은 있다고 하죠?..ㅎㅎ 현대인들 사이에서 집은 참으로 핫합니다. 왜 이리도 집을 좋아하게 되었을까요? 거주의 기술은 점점 사라지고 집은 소유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어요. 집을 비롯해 다른 모든 ‘공간’이라는 것은 사물과 사람 그리고 그 공간과 관계맺음이 일어나는 곳인데 그런 거주의 기술이 중요하지 않게 되었다고.. 일리치의 말을 빌려 말씀해주셨어요.

선생님께서 이번 시간에 12연기에 대해서 길게 이야기해주셨는데 기억에 남아요.
<우다나> 248쪽 ‘깨달음의 경1’에는 부처님께서 “조건적 발생의 법칙인 연기에 대하여 순관/역관/순관과 역관으로 이치에 맞게 정신활동을 기울였다.”고 나옵니다. ‘이것이 있을 때 저것이 있고 이것이 생겨남으로 저것이 생겨난다. 이것이 없을 때 저것이 없고, 이것이 사라짐으로써 저것이 사라진다.’ 선생님께서는 연기는 인과가 아니라고 하시면서 둘이 뭐가 다른지 말씀해주셨어요. 작년에 같은 설명을 해주신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인상 깊었던 것이 기억났답니다. 잊고 있었는데 다시 상기하게 되어서 좋았어요. 원인이 있고 결과가 있다는 식으로 원인은 앞서있고 결과는 나중이라고 생각하면 원인과 결과가 상호 외재적이 된다고 하셨어요. 내가 슬픈데 누군가가 나를 슬프게 만들었다면, 슬픈 나는 결과가 됩니다. 내가 안 슬퍼지려면? 바깥에 있는 그 사람이 해결해 주어야 할 것 같지요. 우리는 보통 이런 방식으로 인과를 따집니다. 이렇게 시간 순으로 생각하면 앞으로 가서 원인을 없앨 수가 없어요. 결과의 위치를 벗어날 수가 없고요. 슬픔의 원인도, 결과도 실체화가 되어버립니다.

이러한 인과와 ‘연기’는 다릅니다. 연기는 시간적 순서가 아니라 상호원인이고  상호의존적이에요. 씨앗과 싹처럼요. 이것은 윤리적으로도 중요한 문제라고 하셨어요. 과거에 일어난 일이 있고 현재에 일어난 일이 있다고 생각하면 과거와 현재는 늘 구분되어 있고 과거의 상처는 계속 상처로 남아요. 하지만 연기의 고리에서는 그 과거의 상처가 더 이상 과거의 상처로 남지 않아도 되는 방법이 있어요. ‘현재의 행’. 현재의 행이 달라지면 과거는 상처가 되지 않을 수도 있어요. 현재가 과거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충격적인! 일이 일어납니다. 이 부분은 늘 감동이에요.^-^ “모든 인연은 인연총상이다.” ‘이것이 있으므로... 이것이 없으므로...’라고 말하는 연기의 표현은 시간적으로 무언가가 먼저 있고 없고의 문제를 말하는 게 아니에요. 총체적으로 동시에 발생한다는 것이고, 곧 태어남이 늙음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상호원인, 상호의존의 관계에요. 연기는 인과와 다른 것입니다. 인과론을 타파하는 것이 연기론이라고 말씀하셨어요.

이런 연기의 고리는 사람과 사람, 사건과 사건의 관계를 보는데에도 마찬가지라고 하시면서 글을 쓰면서도 참고해보라고 하셨어요. 사회적으로 생각할 때 우리는 인과를 만들기 쉽다고요. 모든 것이 연기한다는 것.. 인연총상.. 상호원인.. 상호의존.. 이런 것을 잘 생각하면서 사회적인 것들을 잘 분석해보라고 하셨습니다.^^
도반님들~ 4학기 글쓰기 스케줄 숙지하셨지요? 에세이는  7주차(12.6)까지 일차적으로 완성합니다. 8,9주차는 deep comment 주간!^^;; 그리고 10주차에는 수정하고 완성한 에세이를 발표합니다. 자 일단 7주차를 목표로! 매주 글을 진행시키고, 풀리지 않는 부분은 도반들과 상의하도록 해요~~. 그럼 남은 한 주 잘 보내시고 다음 주에 뵈어요~~^^

 

<11월 15일 4학기 4주차 공지>

* 우다나 제4품. 메기야의 품 (p355~395) 읽어오고 낭송+토론 합니다.

* 한 주 동안 진행한 글을 가지고 오고, 풀리지 않는 부분을 함께 토론합니다.

* 천개의 고원 강의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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