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글쓰기

12월 19일 불교 세미나 후기 (현옥쌤)

작성자
수경
작성일
2016-12-22 12:03
조회
3675
불교와 글쓰기 게시판으로 살짜기 옮겨놓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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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9일 불교 글쓰기 세미나 수업 후기

디가니까야 1품(계행다발의 품)을 끝내고, 간단한 1차 에세이 발표가 있었습니다.

이번 간단에세이의 과제는 1품에서 읽은 13개의 경들 중에서 하나를 골라서 쓰는 것이었지요. 1품의 경들은 대개 바라문이나 이교도 수행자들이 붓다를 만나서 던지는 질문과 그에 대한 붓다의 대답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질문자들이 기존의 자신들의 종교적 전통과 사유 속에서 던진 질문들을 붓다가 어떤 방식으로 전복시키고 있는지, 그리고 우리는 그 사이에서 어떤 새로운 사유를 할 수 있을지를 탐색해보라는게 채운쌤의 주문이셨던 것 같습니다.

에세이를 쓸 때마다 느끼게 되는 거지만 글은 정말 코딱지만큼도 속일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자신의 현재의 주제를 조금이라도 건너뛰어서 그럴듯한 얘기를 써넣었다든지, 빈틈을 메꾸지 않고 엄벙덤벙 넘어갔다든지, 꼼꼼히 생각해보지 않은 채로 안다고 생각하고 그냥 썼다든지... 뭐 수도 없이 많지만 아무튼 이런 모든 게 아주 고스란히 드러나지요. 나의 욕심과 감정 상태와 현재의 게으른 신체 상태와 정신의 질서가요! 이런 게 결국 다 한 가지로 현재의 나를 보여주는 주소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이렇게나마 우리가 자신을 적나라하게 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은, 그 글들을 통해서 우리를 고스란히 드러나도록 봐주시고 하나하나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지적해주시는 스승님의 덕분이지만요!

하나마나한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고서는 글을 제대로 쓸 수 없다는 것’을 깊이깊이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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