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글쓰기

<불교와 글쓰기> 11월 30일 6회 수업 공지

작성자
전미숙
작성일
2020-11-27 00:22
조회
3822
정화스님이 풀어쓰신 섭대승론을 읽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에 읽었던 유마경이 한 편의 소설을 읽은 듯 느껴지면서 그리워집니다.

『우리는 우리를 얼마나 알까?』는 정화스님이 방대한 섭대승론을 압축하여 엑기스만을 스님의 언어로 풀어쓰신 책입니다. 섭대승론이 어떤책인지 사부님께서 알려주셨지요. 네..그렇습니다.

"섭대승론은 '대승을 포괄하는 논서'라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대승불교개론서의 성격을 띠고 있다. 다만 그 사상적 바탕이 유식학의 입장에서 반야부 경전의 사상을 계승하여 반야바라밀을 근본으로 삼고, 유식 경론과 대승불교 전체를 정연한 조직으로 체계화한 것이다."

논은 어떤 문제에 대해 논리적으로 증명하는 것이죠. 논서가 있기에 불교는 철학이 된다는 말씀에 귀가 쫑긋합니다. 철학은 의심하고 질문을 던지는 것이라고요. 부처님은 자신의 말을 무조건 믿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의심하고 따져물어 이해하라고 하셨죠. 그러면서도 경전을 보면 부처님은 계속 반복하여 친절하게 말씀해주시고 계세요.ㅎㅎ 거기에 안주하지 못하게 하려는듯 논서는 공부하는 이들의 머리를 풀가동하게 만듭니다..!


읽어나갈수록 우리는 우리를 얼마나 알까. 라는 제목이 점점 더 마음에 다가옵니다. 정말로 궁금해지는 물음이 되어가네요.

니체는 두통이 보내오는 신호에 중생들과는 다른 반응을 보입니다. '두통'이라고 퉁치지 않고 단한번도 똑같지 않는 통증의 다름을 관찰합니다. 그리고 두통에 대해 우리와는 다르게 인지하고 해석합니다. 니체의 단편적 글쓰기는 두통으로 인해 나온 산물입니다. 두통이 생기면 독서와 타이핑을 그만두는 저의 인지시스템과는 완전히 다르네요.ㅜ

슬픔도 기쁨도 실제 있는 것이 아니라 해석된 것입니다.  그렇게 해석하는 인지 매커니즘을 이해하는것..그것이 철학이라고 하죠. 스피노자는 그 해석을 원인으로부터 해야한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결과로 드러난 것을 실체로 해석해놓고 원인을 찾으니까요. 그렇게되면 원인이 무엇이 되었든 결과에 종속되고 맙니다. 결과와 원인, 주체와 대상이 전제되어있는 것이 아닌..인지 메커니즘과 그 메커니즘의 결과는 신과 양태의 관계와 비슷합니다. 실체없는 작용임을 이해하면 우리는 감정에서 자유로워질테죠?


『윤리학』에서 '신 즉 자연'이라는 표현이 처음 등장하는 등장하는 4부 서문에는 스피노자가 윤리학을 쓴 문제의식이 드러납니다. 4부 전에는 정서가 개인의 것이 아닌 '관계' 속에서 발생한다고 설명합니다. 4부에서는 인간은 왜 감정에 예속될까?에 대해 말합니다. 정서는 이성처럼 자연스러운 것이고 이성보다 더 열등한 것이 아닌데 왜? 예속되는 걸까요? 스피노자는 예속의 정의를 "정서를 제어하고 억제하지 못하는 인간의 무능력"이라고 말합니다.  결론적으로 인간은 인간의 '통념' 때문에 정서에 예속됩니다. 그러그러한 세계가 있다고 믿어버리는 것이죠.

인간은 이성은 선하고, 그에 비해 정서,감정,욕망,충동,본능은 그렇지 않을것이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이런 구별은 이성과 감정이 함께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할 때 성립되는 것입니다. 왜 그렇게 전제할까요? 스피노자는 인간이 충동에 따라 살기에 서로 협력한다고 말합니다. 욕망은 부정적인 게 아니라고요. 코나투스도 욕망이지요. 이성도 다 좋은 것만은 아니며 이성과 욕망은 나뉘어진 것이 아닙니다. "이성적으로 작동한다는 건 그 이성적인 행위 속에서 정서가 기쁨을 느끼는 것이고, 감정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은 그 감정적인 행위 속에서 이성이 정당화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라는 선생님의 표현은 참으로 묘합니다.

스피노자에게 역량의 증대는 뭘 더 소유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 본성을 더 완전하게 펼치는, 인간 본성에 더 근접하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인간 본성이란 신, 즉 자연의 본성을 말하는 것이고요.

인간이 '자유롭다'고 생각하는 문제에 대해 스피노자는 '내맘대로 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연적 규정에 따르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가상'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의지'에 따라 욕망과 정서를 제어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가상'이라는 겁니다. 그 가상의 자유를 버려야 예속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모든 감정은 자연의 법칙 속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이해하고 그 메커니즘을 이해해야 예속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자기 본성의 필연성을 이해하는 것이 '자유'입니다.

'나'가 이 세상에서 어떻게 펼쳐지고 있는지.. 아뢰야식을 토대로 생겨나는 식의 작용, 양태로 드러나는 신을 이해하는 것이 필요한 듯 합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글이 부족합니다. 죄송하여요.. 우정을 수호하는 호정보살님께서 수늬쌤께 띠우는 러브레터에 지난 불교시간 후기가 잘 정리되어있으니 참고하셔요. ^^♡



불교와 글쓰기11월 30일 6회 수업 공지입니다.



  1. 『우리는 우리를 얼마나 알까?』 97~180쪽까지 읽고 공통과제 해옵니다.


  2. 『윤리학』 4부 5부 가능한만큼 많이 읽어옵니다.


다음주 간식은 윤지쌤, 반찬은 은주쌤!

코로나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요. 몸건강 마음건강하시고 적당한 방법으로 다음주 월요일에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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