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글쓰기

지난 한 주 잘 쉬셨나요? 올해의 마지막 방학을 미리 당겨 썼습니다. 다른 팀들 공부할 때 쉬니까 참 좋긴 한데... 과보가 남았군요.ㅎㅎㅎ ^^ 이제 연말까지 잘 달려보아요!!
지난 수업에는 이란에 계신 보키샘께서 새로 사신 그램노트북으로 한국에 있는 이들보다도 깔끔하게 줌 접속을 하셨더랬죠.ㅎㅎ 윤지샘은 긴 명상프로그램에 참석중이라 결석하셨고요. 명절연휴에 줌수업에 방학을 연달아 보내고 있으니 도반들의 실물이 참 뵙고 싶네요..^^

4학기 글쓰기 주제 잡는 게 참 어렵습니다..;; 주제 구상을 어렴풋하게 했어도 그 문제의 출발지점을 찾는 게 어려워요. 어떤 문제를 가지고 그 이야기를 할 것인가, 그 문제가 사회 어디서 어떻게 드러나는가를 생각하고 글을 시작하면서 제시할 수 있는 화두, 중심 사안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을 찾는 게 쉽지 않네요. 선생님께서 이번 글쓰기는 “10개의 사회적인 문제를 우리가 나누어 쓰지만 서로 함께 생각해보는 글쓰기”라고 말씀하셨잖아요. 1개의 글감 잡기도 힘들지만.. 우리 서로의 글을 내 글처럼 함께 생각해요..^.^

여시어경 ‘99 세 가지 명지의 경’에는 숙명통, 천안통, 누진통에 대해 나옵니다. 불교의 신통에 대해 공부하다보면 의외의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숙명통이나 천안통은 훈련으로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쉽지는 않겠지만요^^; 가장 얻기 힘들고 중요한 것이 누진통이에요. 번뇌를 부수는 일이 전생을 보고 생사를 보는 일보다 더 힘든 일이라는 말이지요. 누진통을 얻어야만 비로소 아라한이 된다고 하잖아죠. 이런 저런 신통을 좇는 것 보다 내 번뇌 소멸시키는 수행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그토록 힘든 일이구나, 하고 다시 한 번 생각했습니다.

천개의 고원 강의 시간에는 거시정치와 미시정치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 제가 생각하는 ‘정치’는 딱 ‘정치의 영역이 따로 있는’ 그런 정치였던 것 같아요. 그래서 욕망의 수준에서 사고한다는 미시정치는 참 낯설었습니다. 내가 알든 모르든 나또한 내게 가해지는 힘과 접속하고 있을테고 내 욕망이 접속했기에 권력이 작동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시대가 아무리 이상해도 덕을 잃지 않는 것이 군자이며 외부 핑계 대지 않는다는 말씀에는 마음 한구석이 한껏 찔리고 내 안의 덕을 살펴보기도 했고요. 파시즘이나 테러, IS같은 것에 대해 별로 생각해보거나 이해해보려고 한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아무리 인생이 시시하게 느껴져도 그렇게 극단적인 힘과 접속할 수 있을까..저로서는 잘 가늠이 되지 않았지만 복합적 배치에 영향을 받고 내안의 힘을 믿지 못하여 바깥으로 원한을 품은 욕망은 외부에서 가해지는 힘과 접속합니다. 그래서 그 힘을 작동시킵니다. 인상적이었던 건 (모든 가능한 도주선들을 봉쇄하려 하는 전체주의국가와는 달리) “파시즘은 강렬한 도주선 위에서 구성되며, 이러한 도주선들을 순수한 파괴와 소멸의 선으로 변형시킨다.”(p437)는 거였어요. 처음 도주선에 대해 배울 때 도주선은 무조건 좋은 것인줄만 알았죠. 하지만 들뢰즈와 가타리가 무작정 도주하면 위험하다고..신중하라고 계속 당부했다고 하죠? 허무주의로 달려가고 너죽고나죽자는 암세포적 태도의 죽음의 선과 접속하느냐, 자기 삶의 변화를 시도하는 능동적인 선과 접속하느냐는 인간의 욕망에 달려있습니다. 그 욕망의 구도를 어떻게 바꿀까를 고민하는 것이 ‘미시정치’라고 합니다.

욕망의 구도를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는~~ 촘촘한 미영샘께서 후기에 자세하게 적어주셨으니 참고하세요~~~^^ 도반님들~ 한주 잘 보내시고 월요일에 뵈어요~~!

* 4학기 파란불경은 ‘우다나-감흥어린 시구’입니다. 미리 주문 해놓으셔요~^^

 

<10월 11일 3학기 9주차 공지>

* 이띠붓따까-여시어경 <제3장. 제오품~제4장. 제일품> (p413~488) 읽고 공통과제 해옵니다.

* 4학기 에세이 개요와 목차를 잡아옵니다.

* 천개의 고원 강의가 있습니다. (494쪽에 나오는 ‘이것임’에 대해서, 그리고 7고원(얼굴성)에서부터 나오는 ‘탈영토화의 정리들’을 보며 10고원을 정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