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글쓰기

<불교와 글쓰기>8월 2일 3학기 1주차 후기

작성자
김훈
작성일
2021-08-06 15:01
조회
2562
2주간의 방학을 마치고 심해진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으로 이루어진, 이번 주 세미나는 각자가 써온 공통과제 발표와 채운샘의 천개의 고원 <얼굴성>에 대한 강의가 있었습니다.

첫 시간은 항상 명상이 있었으나, 금일은 비대면 수업인지라 바로 공통과제 발표시간으로 돌입~!! 제가 첫 타자로 공통과제 토론이 시작되었답니다.

저는 적당한 선을 지키며 산 것이 오히려 모든 관계에서 독이 되지 않았나 라는 생각에서 썼는데, 토론 중 몇몇 필기해 둔 것을 보자면, '적당한 선을 지키며 살았다는데 그 근본적인 마음이 안 보인다. 더 밀고 들어가야 되지 않느냐.', '수행처라 여기는 것이 너무 낭만적, 아름다운 곳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 등등이 있었습니다.

호정샘은 뭔가 나눌 때 내가 조금 더 갖고 싶어 하는 쪼잔한 마음에 대해 썼는데, '나누려고 하는 마음에 왜 집착이 들까. 그래서 부처님이 해주려면 바로 해주라고 하지 않았냐. 소유가 선이라는 생각의 전환이 필요하다.' 등의 이야기 나눴습니다.

민호샘은 학인으로서의 살아감에 대해 썼습니다. 호정샘이 '말랑말랑해지는 것 같다. 그 전에는 그냥 공부하러 오는 샘들이었다면, 이제부터 연구실 오는 샘들과 관계 맺기가 시작된 거 아니냐.'라는 멘트를 해주었고, 무엇보다도 민호샘 글을 읽으면서 뭔가 생각난 듯 현숙샘이 '요즘에 터닝 포인트를 넘어선 것 같다. 시들해졌다. 학인이라는 말을 참 좋아했는데, 그걸 못쓰겠다. 민호샘은 딱 들어맞는 것 같는데.' 라고 하는 말에 다들 기운 떨어져서 그런 것 같다며 다들 현숙샘이 '으샤으샤' 기운을 차리셨으면 하는 마음들이 일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 다음으로 윤지샘의 글에서는 샘들이 '누가 윤지샘 보고 교만하다 그랬냐며 자수하라'는 농으로 시작해서, 미숙샘 실토~!! '내가 그랬단 말이야. 별자리 보니까 사자자리인데 교만 빼고는 단점이 없는거야'라고 말했으나, 윤지샘은 '누가 말했는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 걸린 것이 중요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조금만 벌레도 교만을 안고 태어난다는 것이 놀라웠다. 분별하는 마음이 있으면 교만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없는 것 같다’는 말이 이어졌죠. 특히 경아샘이 '아상의 제일 극단이 우울증이다.'라고 말했던 것이 기억이 남네요.

경아샘은 선의의 거짓말라고 여겼으나 그것이 탐욕이었다는 점을 작은 에피소드로 풀어냈습니다. '선의의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순간에 솔직하게 말한 친구가 있었는데, 오히려 신용할 수 있게 되고 감동적이었다'는 윤지샘의 이야기가 있었고, 경아샘으로서는 '상대수준을 낮게 봤다. 관계의 틀어짐을 염려했고 믿음이 있어야 했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호정샘은 '이례적인 관계가 있지 않나. 지속적으로 만나는 관계에서는 거짓말을 하지 않아도 이해해줄거라는 믿음이 있지만 어쩌다 한두번 만나는 사람은 그렇지 않다.'라는 말도 있었습니다.

다음으로 현숙샘의 글에서는 '나이 뒤로 숨는 것이 아닌가. 오히려 그것이 교만한 것이 아니냐.', '감정적이라 말하는데 그것은 감정이 풍부하다는 장점이다.'라는 말이 이어지는 가운데, '터닝 포인트를 넘어선 거 같다고 하지 않았나 샘 일상이 어떻게 변했는지 궁금하다.'라는 말에 현숙샘은 '일상이 달라진 점도 있다. 정리하지 못한 것을 정리하면서 가벼운 점도 있고 여전히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해도 자책하는 것. 정작 중요한 것은 마음 정리를 못하고 있다. 공통과제를 하면서 느낀 점은 같은 문제를 빙빙 돌고 있구나. 이띠붓따까를 읽으면서 걸리는 것이 많았는데 그걸 쓰면 난도질 할 것 같은 느낌, 훈샘의 적정선, 민호샘의 유토피아 그것이 결국 나의 문제가 아닌가.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돈다.'라는 자기 고민을 털어놨습니다.

미숙샘은 자애가 좋은 줄만 알았는데 애정이 발생된다는 단점을 보고 놀랬다며 글을 쓰게 된 연유를 말했습니다. 거기에 '출세간 자애와 세간적 자애를 혼동해 써서 그런 것 같다.', '자애라는 말을 충분히 소화시키지 못하고 쓴 것이 글에 혼란을 준 거 같다' 등의 샘들의 말이 있었습니다.

미영샘은 사회 뉴스를 보다가 안타깝게 생을 마감한 19세 청년에 대한, 더구나 그 청년이 자신이 아는 지인과 관계된 사람인지라 그 안타까움을 글로 풀어냈습니다. '달라이라마께서 이와 같은 청년들에 죽음에 대한 질문에 답하신 적이 있다. 연민, 자애를 설하시지 않았다. 자살의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고 사회적으로 면밀하게 검토하고 냉정해져야한다.'라고 하신 적이 있다 라고 윤지샘이 말하는 가운데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생각해야하는 것은 내면을 바라보는 것이지. 외부적인 것은 괴로움이 주는 것이 아닌가.', '사회적 문제로만 끝나니 아쉬운 지점이 있다.'등의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지영샘은 여시어경 공부한 것을 써왔는데, '불교 개론을 전부 정리해놓은 것이다. 하나만 가지고 쓰면 좋겠다. 자신의 이야기를 쓰지 않았다. 실마리가 있어야 유용한 것이 무엇인지 학인들이 이야기해 줄 수 있다.', '자기 자신의 문제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지식을 나열한 것은 많이 생각하지 않는 급조하게 된다. 자기 문제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 것이 좋다.'라는 등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다음 시간으로 채운샘의 공통과제에 대한 몇몆의 멘트와 천개의 고원의 7장 얼굴성에 대한 강의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강의를 다 마치고 마지막에 복희샘에 대한 이야기가 길어졌습니다. 복희샘은 이제 이란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이래저래 준비할 것이 많고 마음이 집중할 수 없어 에세이 마무리와 공부를 더 진행하기가 어렵다는 가운데. 채운샘과 도반들은 좀더 마음을 내었으면 하는 바람이 교차했습니다. 거기에는 결국 복희샘을 위하는 모두의 마음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복희샘이 이란을 가게 되어 그곳에서 접속이 이루어지고 현지 소식과 생활을 들을 수 있다면 우리의 공부 공간이 넓어지는 것이 아닌가요. ㅎ 불교의 글쓰기 세미나가 더 다채로워지는 것이 아닌가. 상상해봅니다. ~^^
전체 1

  • 2021-08-06 21:02
    훈샘을 비롯하여..도반들의 변화가 느껴집니다..^^ 내일이면 입추! 계절도 변하고 우리도 변하는 걸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