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글쓰기

<불교와 글쓰기> 7월 12일 에세이 후기

작성자
미숙
작성일
2021-07-14 23:15
조회
2721
 

매 학기 쓰던 에세이를 올해에는 1학기는 자기주도학습으로 준비과정을 가지고 2학기에는 1주차부터 에세이 쓰기를 공통과제와 함께 진행해보았는데요, 역시 1학기의 과보는 2학기에 고스란히...?ㅡ_ㅜ.. 1학기 10주차때 2학기 에세이 프로포잘 1쪽을 들고 간단하게 발표하면서 ‘10주차여 오늘만 같아라’하고 저는 남몰래 행복해했더랬죠..ㅎㅎㅎㅎ 암튼 도반님들.. 9시부터 시작한 ‘에세이 읽기’여정이 3시 30분에 끝났지요.. 아주 낯선 리듬이었지만 한편 한편의 긴 에세이를 다 읽을 때마다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 들었어요. 오늘 현숙쌤께서 올려주신 에세이까지 읽으니 10주차 에세이발표가 끝난 것이 실감이 조금 나요!^^ 모두 애쓰셨어요..짝짝짝!!^^ 10페이지를 다 써오시고 뿌듯하지 않으세요?라던 사부님의 말씀에 우리는 대답할 힘도 없었지만..ㅋㅋ

어제 오늘 잘 쉬셨나요?^^ 저도 잘 쉬었답니다. 완전 꿀!!!>ㅅ<// 사부님께서 해주신 코멘트, 각자 수정해야 할 부분 잘 체크해 놓으셨겠죠? 글 수정하면서 참고하면 좋을 것들을 중심으로 간단하게 후기를 남겨볼게요.

저는 왜인지 선생님께서 코멘트 중에 잠깐 말씀하신 ‘출리심’부터 생각이 나요. 불교 공부를 하면서 비약되는 지점이 그 부분이라고 하셨는데.. 그동안 잊고 있었는지 확 와서 꽂혀버렸어요^^;; 같은 번뇌를 반복하고 있는 이 삶을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 출리심을 생각하면 마음이 좀 서늘해 지잖아요? 지금 나는 왜 공부하고 있는가? 정말 이 반복되는 번뇌에서 벗어나고 싶어하는가?라는 물음 앞에서 진지해지고 안에서 묵직한 결심 같은 것이 올라와요. 걸려 넘어지는 곳에서 계속 넘어지고 있다면.. 지금 여기에서 ‘불교 공부’를 하고 있음을 자꾸 잊게 된다면.. 출리심을 떠올리면서 마음을 다잡아보아요.^^

불교 스승은 모든 분별을 깨주는 역할을 하는 거라고 하는데 이번 에세이장에서 유독 많이 느낀 것 같아요. 이것도 분별이고 이것을 놓고 저것을 잡아도 분별이고 이것과 저것을 다 쫓고 있는데 둘 다 분별이고! 사실 아무것도 아닌데 의미를 부여하고, 의미를 부여하면 집착하고..
내가 잡는 것이 분별이라는 것을 아는 방법 중 하나는 ‘분석’해 보는 것이겠죠? 선생님은 이번에 유독 분석해보라는 말씀도 많이 하셨어요. 분별하지말고 분석을 해라. 분별을 문제 삼아라. 왜 그게 내게 번뇌가 되는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이 분별인 줄도 모르고 있었고 어떤 것을 분석해야 되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선생님의 코멘트를 듣고서야 ‘아..’ 하고 말았답니다.

어떤 상황을 나열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왜 나에게 번뇌인가, 혹은 거기서 나의 번뇌는 무엇이었나를 봐야지요. ‘몸이 약한’ 팩트에서 오는 번뇌가 있고, ‘약하다는 것’에서 오는 번뇌가 있어요. ‘몸이 약하다’라는 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그것이 번뇌가 된다는 거에요. 그리고 그 번뇌는 거의 나의 일상과 주변의 관계들과 연관되어 드러나요. 일상과 관계들이라는 삶의 조건이 번뇌를 부른 사건의 현재 인연조건이니까요. 그래서 일상이나 관계의 장에서 일어난 이야기가 나와주면 글이 더 이해도 잘 가고 재미있겠지요? 그리고 불교를 공부하면서 그러한 번뇌가 더 이상 번뇌가 되지 않게 된 지점, 새롭게 보게 된 부분이 나와야 맥락에도 맞고 이해가 되는 글이 됩니다.

제목은 글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제목 짓기는 쉽지 않네요. 소제목도요.. 글 사이의 내용이 비약이 크진 않는지, 맥락은 잘 맞는 지를  체크하고, 글 자체에 연결성이 있어야 하고 불교와의 만남에서도 연결성이 있어야 합니다. ( 제목 아래 소제목을 쭉 적어놓고 글의 흐름을 체크해보아요.) 자신의 문제의 출발은 무엇인가, 문제를 명확하게 하고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해서 써야 하고요. 그리고 때로는 자신도 생각하지 못했던 속임수에 넘어갈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해요. 자신의 진짜 욕망, 진짜 번뇌를 잘 찾아야 합니다.

10쪽 에세이를 두 개 쓰신 민호쌤은 선생님의 말씀처럼.. 불교를 통해 만난 나와 니체를 통해 만난 나는 어떻게 다른지.. 저도 참 궁금하네요. 공부의 내용이 다르면 감성도 다르다고 하셨는데.. 에세이 읽으실 때 보여주신 모습은 불교감성?ㅎㅎㅎ 암튼 에세이를 두 개나 쓰시다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왕언니의 에세이도 감동이었구요! 올해의 반을 잘 마무리한거죠?우리~ㅎㅎ 수정해야할 글이 있지만 코로나로 인해 방학이 늘어났으니.. 일단 좀 쉬고!!! 찬찬히 들여다보는 걸로 해요.^^

3학기 파란 불경은 ‘이띠붓따까-여시어경’이니 미리 주문해 두시고요~~^^

도반님들 코로나 조심! 더위도 조심! 방학 잘 보내시고 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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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07-15 16:35
    미숙 반장님이야말로 에세이 막판 스퍼트에 마지막 후기까지 수고 만땅했어요~ 이리저리 지맘대로 하는 언니야들 델고 말이지 ㅋㅋ 방학 중에 잘 쉬고 체력충전하고 봅시다 ! 우리 부실파멤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