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가니까야 시즌1 쫑~
작성자
수경
작성일
2017-01-04 20:05
조회
4046
에세이 발표까지 모두 마치고 이제 정말로 불교&글쓰기 첫 번째 시즌이 끝났네요. 다들 애 많이 쓰셨습니다.
처음에는 정말이지 뭐가 뭔지 감도 안 잡히는 경전을 읽고서 쓰고 말하려니 꽤 진땀이 났죠. 그래도 꾸역꾸역 읽어가니 이렇게 에세이도 두 번(짧은 에세이, 긴 에세이)이나 쓸 수 있었네요^^
사정상 함께 하지 못한 분들, 에세이를 쓰지 않는 건 자기 손해니, 이미 늦긴 했지만 조만간 써오신다면 얼마든지 읽고 함께 이야기 나눌 용의 있습니다. 주저하지 마세요.
에세이 발표 시간마다 느끼는 건데, 안 고쳐지는 습관은 참 죽어라 안 고쳐진다 싶지만, 어느 순간에는 그게 또 감쪽같이 사라져 놀란 눈을 뜰 때가 있어요.
자신의 읽고 쓰는 습관을 확인하는 데 있어 에세이는 아주 좋은 계기가 되어주지요. 게다가 함께 하는 학인들의 글을 읽으며 타인의 사유를 좇아가고 그것을 비판적 언어로 묻거나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되니, 에세이 시간은 그것대로 또 아주 밀도 높은 공부를 하게 해줍니다.
에세이를 쓰면서 생각하고 또 해도 도저히 안 풀리던 게, 에세이 발표 후 딱 풀리는 일도 있고요.
무슨 말씀을 드리고픈 것인가 하면... 채운쌤을 비롯해 다른 동료들의 질문이나 코멘트가 그렇게 강력한 한 방이 되려면 우선 글 쓰는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힘껏 생각하고 몸을 던지는 게 우선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했을 때 에세이 시간이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금쪽 같은 공부 시간이 되는 듯해요.
쓰기를 미루고 미루지 마시고, 최소한 글 쓰는 동안에는 에너지와 정신을 다른 데 분산하지 마시고, 부디 할 수 있는 한 힘을 내길 그치지 않는다면... 채운쌤이 말씀하신 대로 "우리의 연기조건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이 시대와 소통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불교를 불교 언어로 풀어봤자 소통되는 범위는 거기서 거기, 우리는 기쁘게 불교철학을 공부하는 사람들로서 기쁜 목소리로 우리의 동시대인들과 이 앎을 나눌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번역에 임하면 좋겠습니다.
(에세이 시간에 채운쌤께서 하신 말씀 중에 이런 질문이 기억나네요. 우리 시대에, 혹은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禪定이란 무엇일 수 있을까? 우리 시대에 계행이란? 우리에게 외도란?^^)
다음 학기에도, 그러니까, 지치지 말고, 힘을 내어, 꾸역꾸역, 이 수행의 과정을 이어가봅시다.
덧붙여. 에세이 발표 때 채운쌤께서 하신 몇 가지 인상적인 말씀들 남깁니다.
내가 무엇에 시달리는가를 볼 것. 그게 곧 인연조건이다.
불교적 세계는 우리의 환상보다 '덜' 아름답다. 이미지에 묶이지 말고 불교의 세계관을 그려보길.
불교에서는 點도 연속도 없다. 흐름이 된다는 것은 염염이 상속되지 않는 상태를 일컫는 것. 나타나면서 동시에 스러지는 시간의 연속, 이 전체를 연기로 간주한다.
불교적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 자연, 우주, 신 등의 단어를 쓸 때 신중해질 필요 있다. 이를 실체화하지 말 것. 붓다가 괜히 이 단어들을 회피하는 게 아니다.
삼매를 "자연적 인과 과정이 확장된 것"이라 설명하는 까닭은 삼매에 들었을 때 시각장과 청각장 등이 변화하기 때문. 말하자면 삼매는 특별한 경지가 아니라 수행자가 충분히 도달할 수 있는 것임을 말하고자 하는 것.
불교에서 法이란 '현상'과 '깨달음'이라는 두 개 의미를 모두 가지고 있다.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곧 깨달음임을 함의하는, 아주 놀라운 단어 아닌지.
왜 붓다는 교계의 기적이라고, 가르치고 배우는 게 기적이라고 말했을까? 모두가 깨달을 수 있다는 그 사실이 기적이다. 매번의 초발심 속에서 정진하는 것이 내게도 가능하다는 것, 나도 깨달을 수 있다는 것.
불교&글쓰기는 잠깐의 방학 후 다시 시작됩니다. 공지 올라오는 대로 속속 모여요 우리^^ 그때까지 다들 건강하시길.
처음에는 정말이지 뭐가 뭔지 감도 안 잡히는 경전을 읽고서 쓰고 말하려니 꽤 진땀이 났죠. 그래도 꾸역꾸역 읽어가니 이렇게 에세이도 두 번(짧은 에세이, 긴 에세이)이나 쓸 수 있었네요^^
사정상 함께 하지 못한 분들, 에세이를 쓰지 않는 건 자기 손해니, 이미 늦긴 했지만 조만간 써오신다면 얼마든지 읽고 함께 이야기 나눌 용의 있습니다. 주저하지 마세요.
에세이 발표 시간마다 느끼는 건데, 안 고쳐지는 습관은 참 죽어라 안 고쳐진다 싶지만, 어느 순간에는 그게 또 감쪽같이 사라져 놀란 눈을 뜰 때가 있어요.
자신의 읽고 쓰는 습관을 확인하는 데 있어 에세이는 아주 좋은 계기가 되어주지요. 게다가 함께 하는 학인들의 글을 읽으며 타인의 사유를 좇아가고 그것을 비판적 언어로 묻거나 정리할 수 있는 계기가 되니, 에세이 시간은 그것대로 또 아주 밀도 높은 공부를 하게 해줍니다.
에세이를 쓰면서 생각하고 또 해도 도저히 안 풀리던 게, 에세이 발표 후 딱 풀리는 일도 있고요.
무슨 말씀을 드리고픈 것인가 하면... 채운쌤을 비롯해 다른 동료들의 질문이나 코멘트가 그렇게 강력한 한 방이 되려면 우선 글 쓰는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힘껏 생각하고 몸을 던지는 게 우선인 것 같습니다. 그렇게 했을 때 에세이 시간이 한 학기를 마무리하는 금쪽 같은 공부 시간이 되는 듯해요.
쓰기를 미루고 미루지 마시고, 최소한 글 쓰는 동안에는 에너지와 정신을 다른 데 분산하지 마시고, 부디 할 수 있는 한 힘을 내길 그치지 않는다면... 채운쌤이 말씀하신 대로 "우리의 연기조건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이 시대와 소통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요.
불교를 불교 언어로 풀어봤자 소통되는 범위는 거기서 거기, 우리는 기쁘게 불교철학을 공부하는 사람들로서 기쁜 목소리로 우리의 동시대인들과 이 앎을 나눌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번역에 임하면 좋겠습니다.
(에세이 시간에 채운쌤께서 하신 말씀 중에 이런 질문이 기억나네요. 우리 시대에, 혹은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禪定이란 무엇일 수 있을까? 우리 시대에 계행이란? 우리에게 외도란?^^)
다음 학기에도, 그러니까, 지치지 말고, 힘을 내어, 꾸역꾸역, 이 수행의 과정을 이어가봅시다.
덧붙여. 에세이 발표 때 채운쌤께서 하신 몇 가지 인상적인 말씀들 남깁니다.
내가 무엇에 시달리는가를 볼 것. 그게 곧 인연조건이다.
불교적 세계는 우리의 환상보다 '덜' 아름답다. 이미지에 묶이지 말고 불교의 세계관을 그려보길.
불교에서는 點도 연속도 없다. 흐름이 된다는 것은 염염이 상속되지 않는 상태를 일컫는 것. 나타나면서 동시에 스러지는 시간의 연속, 이 전체를 연기로 간주한다.
불교적 세계관을 이해하기 위해 자연, 우주, 신 등의 단어를 쓸 때 신중해질 필요 있다. 이를 실체화하지 말 것. 붓다가 괜히 이 단어들을 회피하는 게 아니다.
삼매를 "자연적 인과 과정이 확장된 것"이라 설명하는 까닭은 삼매에 들었을 때 시각장과 청각장 등이 변화하기 때문. 말하자면 삼매는 특별한 경지가 아니라 수행자가 충분히 도달할 수 있는 것임을 말하고자 하는 것.
불교에서 法이란 '현상'과 '깨달음'이라는 두 개 의미를 모두 가지고 있다. 현실을 직시하는 것이 곧 깨달음임을 함의하는, 아주 놀라운 단어 아닌지.
왜 붓다는 교계의 기적이라고, 가르치고 배우는 게 기적이라고 말했을까? 모두가 깨달을 수 있다는 그 사실이 기적이다. 매번의 초발심 속에서 정진하는 것이 내게도 가능하다는 것, 나도 깨달을 수 있다는 것.
불교&글쓰기는 잠깐의 방학 후 다시 시작됩니다. 공지 올라오는 대로 속속 모여요 우리^^ 그때까지 다들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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