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글쓰기

11.07 수업 공지

작성자
수경
작성일
2016-11-03 10:46
조회
3825
날씨가 춥습니다. 옷 단단히 여미고 다녀얄 것 같아요.

아시다시피 다음 주에는 채운쌤과 함께 6~9경 범위 공통과제 합평합니다. 지각과 결석 금물^^
지금까지 제가 드렸던 첨삭본 가지고 어여 수정하셔서 과제방에 올려주세요. 다들 왜 이러시나 몰라~~ 지난 번에 했던 대로 각자 본인 과제를 인원수만큼 복사해오심 됩니다.

지난 월요일에는 함께 9경을 읽었는데요, 이전보다 줄 그을 내용이 있는 게 참 반가웠지요 ^^;;
눈에 익다고 이해한 게 아닌데도 어쩜 이렇게 다른 것, 새로운 것만 걸신들린 듯 찾는지... 제게 있는 이런 습관을 그 어느 때보다 절절히 깨닫는 중입니다.

9경에서는 유행자 뽓따빠다와 코끼리 조련사의 아들 찟따가 붓다를 방문했지요. 요리조리 말을 바꿔가며 답하고 묻는 뽓따빠다가 어쩐히 밉살스러웠습니다 ^^;
암튼 이번에는 현옥쌤과 은하쌤 두 분 모두 "배움"을 주제로 과제를 해오셨던 터라 지각, 배움, 앎 등에 대해 함께 이야기했습니다.
종종 감각기관과 지각에 대해 논하는 문장을 접할 때면 불교의 철저한 유물론적 사유에 탄복하곤 했는데, 이번에도 그랬어요.
결국 게으름 피우지 말고 지켜봐야 할 것은 내 몸. 내가 무엇을 보고자 하는지, 그것을 보면서 안에 어떤 인상이 만들어지고 또 어떤 연상이 만들어지는지 보기.
내가 지각한 뒤 집착하는 인상, 그것이 결국 내가 만드는 상이지요.
우리는 자기 몸이 그것을 보고 들었으므로 그것이 진실인 것처럼 느끼기 마련이지만, 붓다의 가르침에 의하면 바로 그 때문에 그 누구도 아니고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고통을 짓는 거래요.
제아무리 상을 깨야 한다고 해봤자, 한사코 내가 어떤 방식으로 본 바를 부풀리면서 생각과 감정을 증식시키는지 들여다보지 않으면 이것이야말로 우이독경... 붓다 같은 대스승을 만나봤자 자신이 마음을 내서 자기 감관을 단속하지 않는 한...

공부하는 것도 비슷한 것 아닐까요? 자신이 실제 자세로, 언제 얼마만큼, 어떤 마음으로 공부하고 있는지를 어쩌면 우리는 제대로 보려고 하지 않는 건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갑작스레 듭니다. 그걸 보고 나면 지금보다 훨씬 힘을 들여야 한다고 '자기도 모르게 알고' 있어서 ^^;;

월요일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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