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와 글쓰기

11.28 셈나 공지

작성자
수경
작성일
2016-11-24 11:06
조회
3351
드뎌 기나긴 1품이 끝났네요.
세존께서 누군가 만나는 족족 주구장창(;;) 계정혜를 논하시니 무지하고 게으른 중생으로선 으흠, 뭔가 좀 지루해진드아... 이런 얘기를 초반 3경 정도에서부터 이미 함께 했던 것 같은데...^^;;; 마지막이 되니 느낄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렇게 하여 중생은 가르침을 다 놓치고 또 윤회하고 마는구나... 였다는.
다 알 것 같다고 자만해 게으름 피우니 대체 언제 깨닫겠냐고요ㅜ

불경의 모든 가르침이 어디 안 그렇겠습니까만, 돌이켜보면 1품에서는 주로 가르침과 배움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했던 것 같아요. 스승과 제자의 관계, 공부하는 자의 윤리, 공부란 무엇인가 같은. 그래서일텐데 세미나 시간에도 공부와 수행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했지요.
하지만 수행과 공부가 나뉘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봐야하겠습니다.
공부를 하는 자와 (하고 있어도)안 하는 자의 차이는, 읽고 배운 것이 일상에 얼마나 스며들고 번져나가는가의 여부일 텐데, 혹독하게 읽고 생각하고 쓰는 이라면 사실 책을 펴고 있지 않아도 일상이 텍스트가 되는 법이잖아요.
다들 그런 경험 있으시죠? 충격/파격적인 책을 읽고 있는 중에는 어떤 일을 하고 있어도 그 책에서 하는 얘기가 떠오르고 그 책에 물들어 모든 걸 해석하게 되어버리는 그런.
붓다의 제자들이나 공자의 제자들이 했던 게 이와 비슷했던 건 아니었을까요. 하루종일 책만 보거나 스승의 말씀만 듣고 있을 수는 없지만, 읽고 들은 가르침을 일상에서 되새기고 이렇게저렇게 생각해보았겠죠. 그러다 보니 절로 오랜 습이 끊기기도 하고 새로운 습이 만들어지기도 하고 전혀 욕망과 관계를 만들게 되지요.
그래서 공부가 지식의 영역이고 수행이 삶의 영역이라고, 혹은 공부가 정신의 영역이고 수행이 신체의 영역 내지 물리적 영역이라고 나누는 건 저로선 적절치 않게 느껴져요. 공부를 수행하듯 하는 것, 공부가 곧 수행인 것, 그걸 1품에서 내내 본 것만 같거든요.

보니까 2품의 제목은 <큰 법문의 품>이네요. 붓다가 이번에는 또 어떤 가르침을 들려주실지 기대하며 신나게, 꼼꼼하게 읽고 써서 만나요. 책을 읽지 않고 있어도 책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혹독하게>.<이번 주 범위는 14경인 거, 다들 아시죠?

보니까 12월 28일이 종강이네요.
다음 시간인 28일에 14경, 그 다음 주인 5일에 전체 합평합니다.
그리고 나머지 두 주에 각각 15경과 16경, 그리고 17경~20경 읽습니다.
그리고 별도의 합평 시간 없이 그 다음 주인 28일에 바로 전체 에세이 발표하는 거스로^_^
2품 들어가면 그 때부터 슬슬 에세이 주제 생각해보심 좋을 것 같아요.

자, 이번 주 후기는 미영쌤이십니다. 부탁드려요, 넘 늦지 않게ㅋ
담주 간식은 제가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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